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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가능성을 가진 탈북여성들과의 만남
나카무라 기자 / 입력 : 2013년 02월 18일(월) 15:12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며칠 전 북한 출신의 여성들, 이른바 탈북자와 이야기하는 모임에 참석했다. 남북통일 문제의 전문가인 주한일본인 연구자가 중심이 되어 모인 것이었다. 탈북자 5명, 한국인 4명, 일본인 2명이 모여, 강원도의 한 호텔에서 1박2일로 진행되었다. 필자는 지금까지 탈북자와 개인적으로 만나보거나 이야기해본 적이 없었다. 서울의 음식점에서 한국말은 유창한데 행동이 왠지 한국사람 답지 않은 직원을 보면, 혹시 북한에서 온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본 경험이 있는 정도다. 주최자가 이번 모임에 필자를 불렀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참가해봤다.

하룻밤 그녀들과 이야기해 보고, 필자는 머릿속에 있었던 북한생활과 탈북자에 관한 이미지가 변했다. 탈북자마다 이야기하는 내용에 차이는 있지만, “한국에는 북한에 있던 정이 없다”는 이야기를 대부분의 탈북자들이 이야기했다. 북한이야말로 <정이 없는 사회>가 아닐까 상상했던 필자에게는 놀라운 이야기였다. “북한에서는 없어도 없는 대로 서로 사람들이 도우면서 산다. 한국 같이 남에게 차가운 사회가 아니었다”고 어떤 여성도 말했다. 북한의 사회구조와 성격은 집단생활과 집단행동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개인주의사회인 현대 한국사회에 비해 북한에서는 주변 주민간의 과계가 긴밀할 수 있다.

남북 분단 후, 한국과 북한에서 말하는 <정>의 모습이 사회구조의 차이에 따라 두 개로 다르게 나타나게 된 것 같다. 한국에서는 혈통을 중심으로 자신과 가깝고 친밀하게 교류하는 사람을 <우리>라고 표현한다. 그 우리(울타리라는 의미) 안에서 서로 주고받고 하는 따뜻한 마음을 <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정>은 급격히 산업화한 한국사회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필자가 볼 때, 이 <우리>라는 인식의 문제점은, <우리> 밖에 있다고 인식된 사람과 장소에 대해 한국사람은 상당히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탈북자가 말하는 <우리>는 한국과 북한을 포함한 민족과 심정 속에 있지만, 한국사람들의 <우리>에는 민족이라는 개념 속에는 있지만, 심정에는 북한이 들어 있지 않은 것 같다. 특히 반공교육을 강하게 받은 한국사람에게는 북한이 오히려 공포감을 주는 존재이다. 그래서 많은 탈북자가 한국 사회에서 깊은 소외감을 느끼며 살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은 사회구조적으로 개인이나 가정보다 사회질서 유지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의외로 사회 전체적으로 도덕의식이 강하다. 그래서 그런지 가끔 탈북자들의 행동은 표면적으로 볼 때, 조직과 사회유지를 최고로 하는 일본사람들과 닮았다. 그런데 탈북자가 말하는 <정이 있는 사회>는 이삼십년 전의 한국사회 모습이다. 한국은 빠른 산업화의 폐해로 개인주의가 강해져서, 과거의 혈연과 지연을 기반으로 한 강한 관계성이 흔들렸다는 측면이다. 이것을 단순하게 비판하지 말고, 한국사회변화의 흐름이라고 탈북자 스스로 이해해주기를 바란다. 어쨌든 여유 없는 현대 한국사회에 탈북자들은 놀래고 있다.

탈북자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남북통일>을 뜨겁게 말했다. 배운 사람이건 안 배운 사람인건 관계없이 그것은 모두 같았다. 그녀들이 북한에 있었을 때, 한국사람도 자신들과 비슷하게 <통일하는 날>을 꿈꾸면서 열의에 넘쳐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에 와 보니, 통일을 진심으로 원하는 한국사람이 많지 않다는 현실에 실망했다고 한다. 그런데 만약 탈북자가 여기서 말했듯, 동네에 사는 한국 엄마들에게 <남북통일>을 뜨겁게 말하면, 그들은 아마 무서워할 것이다. 탈북한 그녀들이 이렇게 모여 속을 떨어낼 수 있는 기회도 많지 않을 것이다.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탈북자들의 어려움을 통감했다.

탈북자들에 대해 한국 정부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적응지원이 있다. 그녀들도 한국에서 잘 적응하기를 스스로 바라고 있다. 탈북 여성들의 외모는 한국인과 같다. 말도 어휘와 억양에 신경을 쓰면 한국에서 의사소통은 문제가 없다. 그러나 몇 년 한국에 살아도 적응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정서적인 부분에서 탈북자와 한국인에게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북한과 한국에서 받는 교육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그것이 의외로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아 <같은 민족인데 왜?>라는 더 많은 갈등이 생긴다. 탈북자의 정신적인 면은 한국사람과 꽤 거리가 있다는 것을 그녀들과의 대화에서 느꼈다. 필지도 외국인이며, 한국에서 어려움을 가지면서 살고 있다. 그래서 그녀들에게 동감하는 부분이 많다. 이러한 의미에서 다문화가정여성은 한국사람들보다 탈북자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탈북자의 고통이 외국인 여성보다 더 크다고 생각했다.

이번 회의 주최자는 “아줌마의 힘은 대단하기 때문에, 사회가 어떻게 되어도 생명력 강하게 살아남는 자는 결국 아줌마다”라고 말한다. 필자도 동감이다. 또한 그 생명력을 각자가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에까지 목숨 걸고 넘어온 사람들이다. 그녀들이 한국에서 보다 좋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처음은 외부의 협조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그녀들 각자가 나중에는 “한국에 와서 좋았다”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을 향해야 한다. 그녀들이 한국에서 좋지 않다고 생각하면, 북한과 한국이 통일하는 정신적 의미까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탈북자를 다문화가정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를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탈북자의 한국적응도 크게 보면, 다문화가정여성과 비슷한 과정을 지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외부로부터 온 사람이 한국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한국인과 같이 되지 않아도 된다”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국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 정착을 위해서 한국사람과 깊게 교류하는 것, 가족이나 친구라도 좋지만 배우자와 깊은 관계를 만드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 것이다. 이것도 어렵다면 머리만이라도 한국을 이해하는 것, 탈북자는 “왜 한국사람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까?”를 이해하는 것이 어렵다. 그것이 무엇보다 한국사람과의 상호이해를 저해한다.

탈북자는 한국어를 모국어로서 읽고 쓸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 한국문학을 많이 읽는 것을 통해 극복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정서를 중심으로 취급한 <만화>라도 읽어 한국인의 인간심리를 이해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국에서는 <학습 만화>가 유행이지만, 원래 만화는 학습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스토리를 즐기면서, 결과적으로 무엇인가를 학습하게 되는 것이다. 탈북여성들이 그러한 만화를 즐길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서를 중요시하는 세계가 세상에 있다는 것만이라도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만화로 하는 <정서 학습>은 한국사람에게는 농담과 같은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만화의 정보력과 교육력은 대단한 것이다. 이러한 접근방법은 있어도 되지 않을까?

경제적 지원과 동시에 탈북여성의 정신적인 케어를 중요시해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마음을 가볍게 하는 것>과 <불안을 없애는 것>. 탈북자의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탈북자들의 마음이 가벼워지면, 한국에 대한 선입견 없이 올바르게 한국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한국의 잘잘못을 지적하고 단점에만 눈을 돌리지 않기를 바란다. 한국도 전쟁과 분단으로 많은 상처를 받았다. 그런 아픔을 안으면서 살아온 나라라는 것을 탈북자가 알았으면 한다. 외부적인 요인보다 본인의 마음의 자립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서 외국인 여성과 탈북자의 정착의 과정이 마찬가지다. 탈북자는 살아서 한국까지 도착한 원래 유능한 여성들이다. 그녀들은 한국에 연고가 없는 사람들이니까 외부지원은 꼭 있어야 하다. 그러나 그 단계를 넘으면, 그녀들은 <불쌍한 사람>이 아닐 것이다. 이들은 장래 통일을 대비하거나 통일 후 한국사회에 큰 힘이 되는 <매우 많은 가능성을 가진 우수한 인재>로 필자의 눈에 비쳤다.
나카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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