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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오거리당산은 한국정신문화의 정수
오거리당산 톺아보기⑦~고창 오거리당산의 가치(연재 마지막회)
이병열 기자 / 입력 : 2011년 03월 29일(화)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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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당산을 중심으로 한 고창오거리당산의 배치도


성산은 포만감에 누워있는 호랑이 형국
마을을 보호하기 위한 신앙체계는 수직적으로 마을의 주산(主山)과 진산(鎭山)의 중심에 제장(祭場)을 설치하여 신의 강림처로 정해 산신제·천제·천륭제 등을 지내고, 수평적 신앙체계로 마을공간을 영역화하고 당산과 마을입구를 장승·솟대로 성화(聖化)시켰다. 또한 마을 앞에는 안산(案山)을 형성하게 하여 고을이나 마을의 신앙체계를 구조화하고, 풍수적으로 허한 부분은 입석물이나 수목으로 방어하였다.

고창의 오거리당산은 풍수적으로 허한 부분을 메우는 비보(裨補)경관물이었다. 오거리당산 설립배경인 고창 읍내의 지형은 동쪽이 높고, 서쪽은 뚫리고, 북쪽과 남쪽은 낮은 구릉성 산지가 발달하여 고창읍을 감싸고 있다. 물은 동에서 서로 흐른다. 고창천이 동에서 서로 읍내를 관통함에 따라 노동교에서 고창읍의 경계인 죽림리와 도산리까지 넓은 충적지가 발달, 비옥한 농토가 발달하였다. 하지만 읍내의 시가지는 앞과 뒤가 뚫린 지형상 약점을 지니게 되었으며, 고창읍은 전체적으로 범람원지역의 배후습지에 입지해 있어 도시 성장에 불리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서쪽으로 길게 발달한 고창천은 겨울의 북서풍을 고창읍으로 이끄는 통로가 되었다. 또한 방장산은 북서풍의 찬 겨울바람이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막아 고창읍을 더욱 춥게 만들었다.

고창읍은 조선후기 상거리인 동산동, 중거리인 중앙동, 서부리인 남정리 등 고창천의 수해를 피할 수 있는 곳에 마을이 입지하였다. 이러한 고창 읍내의 지리적 조건이 민간신앙과 풍수가 결합한 고창만의 독특한 경관인 오거리당산이 세워지게 된 것이다. 고창 오거리당산은 기본이 할아버지, 할머니, 아들, 며느리의 가족당산으로 이루어졌던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근대화의 물결과 도심의 팽창 및 고창사람들의 관리상 문제로 당목(堂木)은 거의 사라지고 자연석이나 다듬은 조형석으로 조성된 당간(堂竿)은 그대로 유지를 하고 있다. 이 또한 도심의 발달과 도로를 건설하면서 복토되어 1/3~2/3이 묻혀버렸다.


   

고창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고창천

1790년 대홍수로 1803년 하거리·중리(중앙)·중거리 당산이 만들어짐
조선후기인 1790년, 고창은 큰 홍수로 엄청난 질병의 화를 입게 되는데, 당시 중리(중앙)와 중거리 및 하거리의 자연석 당산이 쓸려가고, 고지대인 교촌리와 상거리의 당산만 남게 되었다.

고창의 아전들은 1803년에 쓸려간 자리에 다시 당산을 세웠다. 상거리는 조선후기 치수사업이 잘 되어 사람들이 살기 시작하면서 마을이 형성하였다. 상거리 당산은 신체가 자연석인 할아버지와 할머니 및 아들 당산이 남아 있고, 신체가 당목인 며느리 당산도 남아 있다. 상거리의 당숲은 제방을 대신하고 당을 보호하는 숲쟁이의 기능을 했다. 할아버지 당산은 방장산의 벽오봉이 아닌 다른 봉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이는 월산천의 수구막이로 언제가 자연적이건 인공적이건 움직인 흔적이라 생각된다. 상거리의 하천은 치수사업을 하여 물길을 돌림으로서 천북동을 하천이 환포(環抱, 사방으로 둘러싸다)하듯 감싸주는 형국으로 만들었다.

중거리 당산은 고창의 남쪽의 나쁜 기운을 막아주는 기능과 남쪽의 왜구에 대한 두려움이 반영된 것이다. 중거리의 풍수형국은 개밥그릇이다. 신재효의 집은 드러누운 호랑이의 앞[臥虎形]에 있는 젖먹이는 개의 어미 형국[포유형(哺乳形)]의 자리다. 현재 중거리 당산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부부당산만 남아 있다. 하거리 당산은 할아버지와 할머니 및 아들 당산이 남아 있다. 하거리의 당산과 숲쟁이는 고창의 풍수적 결함을 막기 위한 안산과 같은 비보의 기능을 하고 있다. 하거리 당산은 고창천의 수구막이다. 숲쟁이는 신흥교에서 유정여관까지 고창천을 따라 나무들이 서있었다. 할아버지 당산은 방장산을 바라보고 있으며, 고창 읍내의 안산의 기능이다.

교촌리(북촌)의 풍수형국은 와호형(臥虎形)으로 당산은 호랑이의 입에 세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호랑이라는 존재가 배가 불러 짐승들을 해치지 않고 바라보기만 하는 것처럼, 힘 있는 사람이나 자연으로부터 자유와 평화를 갈구하는 민중들의 심리적인 반응의 표현이라 판단된다. 또한 오방사상으로 고창 읍내의 북쪽의 기운을 눌러주는 의미가 있다.

중리 당산은 당산이 만들어질 때는 구읍(舊邑)의 중앙에 위치해 있었으며, 고창의 오방 중 가운데에 자리한 곳이다. 할머니 당산에서 서쪽의 반룡교 부근 천변에는 ‘당숲거리’는 중리당산 주변의 고창천변을 따라 고창교에서 조양회관까지로 ‘숲쟁이’이자 당을 보호해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고창의 진산 방장산 벽오봉

고창오거리당산은 가족당산
할아버지 당산을 중심으로 한 고창의 오거리당산의 위치는 다음과 같다. 상거리 당산의 아들 당산은 서쪽, 할머니와 며느리는 정동에, 중거리의 할머니 당산은 정남, 하거리의 할머니 당산은 정서, 아들 당산은 서쪽에 있다. 중리 당산의 할머니 당산은 정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교촌리 당산은 정동에 아들 당산이, 정서에 며느리 당산이 있다. 가족 당산의 명칭들이 시대를 따라 조금씩 달라지면서 그 원형을 찾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할아버지 당산을 중심으로 방위상 90도나 180도 또는 270도 상에 위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당시는 방위 개념이 정확하였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하거리 할아버지 당산이 방장산의 벽오봉을 바라보는 것과 같이 상거리의 할아버지 당산이 벽오봉을 바라보아야 하나 조금 틀어진 것은 자연적이건 인위적이건 무엇인가에 의해 옮겨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지금 상거리의 할아버지 당산이 벽오봉을 바라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오거리당산의 당제는 상거리와 하거리가 가장 빠른 정월 초하룻날밤, 교촌리와 중리가 정월 초사흗날, 중거리가 가장 늦은 정월대보름날 하고 있었다.


오거리당산은 한국정신문화의 정수
오거리당산은 고창의 풍수적 허한 곳과 이상세계에 대한 동경이 당시 고창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참여하여 조선인들의 보편적인 세계관과 사상을 담아 함축적으로 표현한 경관물이다. 즉 오거리당산은 한국인들의 보편적인 정신세계를 고창고을이라는 공간에 철저하게 응축되어 만들어낸 최고의 걸작이자 정수라고 생각한다. 고창의 오거리당산은 당산 하나만의 결과물이 아니라 고창의 고인돌을 만들어 낸 그 후손들이 고인돌의 연속선상에서 만들어낸 또 다른 결과물인 것이다. 즉 수천 년 동안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전통과 사상을 바탕으로 고단한 삶에 희망을 준 상징물로서 오거리당산은 세워지게 된 것이다.

오거리당산 중 많은 당산들은 자연입석으로 남아 있다. 자연입석 당산은 멋지게 조각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 눈에 잘 안 들어오고 잘 다듬어진 당산보다 가치가 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자연입석 당산은 그 어떤 잘 다듬어진 당산들보다 역사적으로 더 오래되고 오랫동안 고창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희망을 준 존재들이다.

앞으로 고창오거리당산의 연구는 민속학과 보학(譜學) 및 금석학 등 학제간(學際間, 서로 다른학문 간 협동·협력)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특히 한국인들의 고대사상과 연계된 민속학의 연구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이병열(고창문화연구회 사무국장)

이병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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