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인생살이 전반에 걸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부자 집 도령님으로 태어나 부모덕에 부를 만끽하지 않는 한, 어떤 일자리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느냐가 삶의 질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세상은 적성에 맞게 취업하겠다는 배부른 소리는 고사하고, 아무데든 일 할 곳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노력은 성공의 어머니’라는 헛소리를 어떤 시러베아들이 지껄였는지 귀뺨이라도 치고 싶은 심정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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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벌개져서 구두가 다 닳도록 직장을 찾아 헤매는 청년들이 그리 많은데, 억대연봉도 부족해서 해마다 봉급을 올려라, 성과급을 내놔라, 근무시간을 줄여라, 내 자녀에게 대물림해라, 심지어 회사의 고유권한인 경영권에까지 간섭을 하겠다고 몽니를 부리면서, 뜻대로 되지 않으면 촛불을 들고 설치거나, 죄 없는 하늘에 주먹질을 해대는 서푼짜리 인생들도 엄연히 존재한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타 조직과 연합, 거대한 세력을 형성하여 공권력도 감히 어쩔 수 없는 치외법권지대를 만들어 놓는다. 탐욕이 배 밖으로 튀어나온 기득권자들의 이기심 속에서 청년일자리가 생겨날리 만무다.

정부에서는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고 있으나, 세상물정 모르는 천둥벌거숭이라면 모를까 누구도 믿지 않는다. 지금까지 보아온 정부의 정책이라는 것이 계획만 그럴 듯 했지 실천의지는 미미했기에 하는 말이다. 지나가는 파리를 보는 정도의 관심이랄까? 대통령이 아무리 하고자 해도 손발인 현장에서 말을 듣지 않고, 필요한 입법을 해야 할 국회는 정쟁에 정신이 없으며, 기득권층의 욕심이 끝이 없는 한 도로아미타불이다. 무엇보다도 사후관리를 하지 않는 것은 큰 문제다.

노인들은 또 어떤가. 세계 10대 경제대국이라는 화려함 속에 우리나라 노인들의 행복지수나 노인빈곤율은 최하위에서 맴돈다. 그래도 정부의 로드맵은 잘 정제된 경극 한편을 보는 듯이 멋지다. 노동집약적 사업인 공익형,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는 교육형, 불우이웃의 생활 도우미 복지형 등등, 이것만 보면 가히 노인일자리의 천국 같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노인일자리라는 것이 대부분 노동을 전제로 한 공익형이고, 그나마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교육형에 들어 있는 ‘문화관광해설사’는 세월이 가면서 변질되어, 지금 현장에 남아있는 노인은 거의 없고 대신 중장년 여성들로 대체되었다. 거기다 지자체장의 횡포는 극심해서 행정을 비판한다는 이유로 목을 치고, 노인 일자리도 정년이 있는지 몇 살까지만 근무할 수 있다는 기한을 만들어, 해당나이가 되면 가차 없이 쫒아낸다. 극소수 남아있는 노인층도 젊은 해설사들의 ‘모든 문제는 나이든 사람들에게 있다’는 들볶임에 시달리고 있다. 노인 일자리라는 명색이 빛을 바래는 사례다. 고금을 막론하고 현실을 모르는 계획이 성공할 수 없음은 만고의 진리다.

어쩌면 선출직들은 선거철만 되면 해묵은 레퍼토리를 각설이처럼 잊지도 않고 떠드는지 불가사의하다.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싶게 안면몰수 하는 뻔뻔한 모양까지 어찌그리 똑같은지…. 작금에 있어서 일자리는 세상사에 대한 불만과 고뇌의 그늘이다. 때문에 일자리는 슬픔이요 눈물일 수밖에 없다. 가슴을 후비며 흐르는 애잔한 아리랑 가락처럼! 그래서 선출직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여 잘 뽑아야 한다. 포퓰리즘에 빠진 인기영합주의자나 거짓말쟁이에게 또다시 손을 들어준다면 눈물은 그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