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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직원들이 주민들을 직접 찾아가 ‘수명 연장’ 초안 공람서명을 받은 이유?
김동훈 기자 / 입력 : 2024년 05월 23일(목) 08:57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한빛원전 1호기와 2호기의 수명은 40년이다. 그러니까 40살 밖에 살지 못한다. 각각 202512월과 20269월까지다. 그런데 40년이 가까워 오니, ‘이대로 죽이는 건 아깝다는 사념에 사로잡힌다. ‘수명 연장을 하고 싶다. 첨단과학으로 검사하고 수선 좀 하면 10, 20년 더 쓸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여기엔 주민들의 안전이 걸려 있다. 현재 한수원은 수명 연장을 위해 지난해 10월 인근 지자체(영광·함평·고창·부안·무안·장성 등)에게 방사선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제출하고 주민공람절차를 밟고 있다. 이 초안은 수명 연장을 해도 안전한 지여부를 담고있는 중요한 문건이다. 그래서 주민들은 이 초안을 읽어보고 수명 연장을 해도 안전한 것인지감이라도 잡아야 한다. 그것이 주민공람절차이다.

수명이 끝난 것을 다시 연장하는 것이니, 그래도 한수원이 주민에게 안전을 납득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자체들은 초안이 너무 어렵게 작성돼 있으므로, 한수원에게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작성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강경했던 지자체들은 모두 한수원의 흔들기에 무릎을 꿇었다.

따라서 초안은 어려운 상태 그대로 있다. 보통의 어르신들이 보면 하얀 건 종이고 검은 건 글씨일 뿐이다. 물리학과를 나온 기자가 봐도 그렇다. 따라서 본질적으로 이 초안 주민공람절차는 형식적이고 가식적인 절차일 뿐이다. 주민 중에 전문가가 없으면 의미가 없다.

따라서 주민들은 주민공람이지만 이 초안을 볼 이유가 없다. 봐도 모르는데 볼 이유가 없고, 이걸(초안을) 이해한 척 연기할 이유도 없다.

그런데 문제는 이 초안은 주민의 안전과 관계가 있고, ‘안전에는 당사자(주민)가 있고, 그 당사자가 인정(양해)해야 하는 것이므로, 반드시 수명연장 초안 주민공람에는 봐도 모르는 주민이 봐야 한다는 모순이 생긴다. 수명이 끝난 것을 다시 연장하는 것은 보다 위험하고, 따라서 수면 연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위험(안전)의 당사자인 주민의 양해가 걸려 있다. 그래서 한수원 직원이 선물을 사들고 마을로 들어가 어르신들에게 직접 서명을 구걸하는 사단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식의 서명이 법적으로 효력이 있을까?

 

한수원, 한빛원전 수명연장 위해 주민회유 의혹

고창군 공음면 농민회장에 따르면, 한수원은 416일 공음면 두암리 송운마을회관에서 초안 관련 마을설명회를 했다. 한수원은 이 자리에서 한빛 1·2호기가 안전하다는 홍보영상을 주민들에게 보여주었고, ‘수명 연장이 필요하다고 홍보하며,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열람부라고 적은 서명 용지에 주민들이 서명하게 했다. 한빛1·2호기가 10년 더 함께합니다라고 적은 스티커를 선물에 붙여 주민들에게 나눠주었다.

공음면 두암리 주민이 공음면 농민회장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렸고, 농민회장이 현장에 도착해 한수원 직원의 행태에 대해 항의하자, 한수원 담당자는 자신들이 받았던 서명 용지를 직접 찢어버렸다.

고창군의 경우 주민공람이 끝난 현재 1380여명 정도가 서명을 했으며, 고창의 핵발전소 관련 단체들은 주민공람 서명이 대부분 이러한 경로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수명연장 공람 당시 한수원 직원의 개입을 규탄한다

고창군과 영광군 농민회 회원들이 422일 오전 영광 한빛원전 앞에서 수명연장 공람 당시 한수원 직원의 개입을 규탄한다며 기자회견을 가졌다(성명서 2면 참고). 농민회는 한수원 직원들이 고창과 영광 등지에서 주민들로부터 대필서명을 받고, 선물세트를 지급하는 등 주민 의견수렴 절차의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마을회관에서 어르신들에게 선물세트를 주면서, 공람 참여율을 높여 핵발전소 수명연장찬성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한수원 직원이 주민들로부터 대필 서명을 받거나 가짜 서명까지 작성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들은 고창과 영광 등에서 한수원 직원들이 지역 공무원인 것처럼 속이고 주민들로부터 대필 서명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한수원(한빛원전) 관계자는 주민공람 내용이 어렵다는 민원이 제기돼 마을회관에 모인 주민들에게 한수원 직원들이 직접 찾아가 초안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빈손으로 갈 수 없어서 한빛원전에서 방문객에게 통상적으로 주는 기념품을 주민들에게 줬을 뿐이며, 나눠준 기념품은 주민공람 찬성률을 높이기 위한 회유 목적은 전혀 없었다고 반박했다. ‘대필 서명, 가짜 서명에 대해서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수명 연장관련 주민공청회는 다음달부터 6개 지자체에서 열릴 전망이다. 초안 주민공람에서 지역주민 30인 이상이 요청하면 주민공청회를 열어야 한다. 주민 신청자 수가 부족할 경우 지자체장의 의견으로 공청회를 가질 수도 있다. 6개 지자체 대부분이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해 다음달부터 주민공청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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