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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 은선리와 도계리 고분군에서 금제 장신구와 백제계 토기·철기류가 대거 출토되며 정읍이 백제 문화권의 핵심지였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 고분 일부는 도굴로 훼손됐으나, 백제 지방 지배세력의 실체와 정치적 위상을 재해석할 수 있는 중요한 유물이 다수 드러나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읍시는 8월26일 “영원면 일대 은선리·도계리 고분군에서 국가유산청 보수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정밀 발굴조사를 진행 중이며, 이번 조사에서 금제 구슬과 화형·잎형 장식, 금동 이식, 청동 팔찌, 유리 구슬, 뒤꽂이 등 정교한 장신구류가 다수 출토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삼족토기, 광구장경호, 병형토기, 대부완 등 다양한 백제계 토기류와 철기류도 확인돼 유적의 시대적 편년과 성격에 대한 연구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출토된 금제 장신구는 특히 백제 한성기(성남 판교·하남 감일동) 및 웅진기(공주 금학동·군산 여방리) 고분에서 확인된 유물과 비교 가능한 사례로 평가되며, 정읍이 단순한 지방 거점이 아닌 백제 지배 중심부의 일부였음을 보여주는 자료로서 학술적 가치가 높다.
이번 조사가 이루어진 은선리·도계리 고분군은 영원면 일대 2킬로미터 구간에 분포한 270여기 고분 가운데 횡혈식 석실분 56기가 집중된 유적으로, 2018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된 이후 2022년부터 정기적인 시굴 및 발굴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해당 고분군은 백제 지방 통치체계의 구조와 세력 분포를 살펴볼 수 있는 주요 거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번 발굴을 통해 고분의 부장 양상과 축조 시기를 구체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유물들이 확인됨에 따라, 백제의 정치체계와 지방 지배 구조에 대한 새로운 해석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기존의 백제사 중심 연구가 공주·익산·부여로 수렴됐던 흐름을 넘어서, 정읍 지역을 포함한 서남부 백제문화권 전체에 대한 재조명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읍시는 이번 발굴 성과를 토대로 유적의 학술적 가치를 널리 알리는 동시에, 유적지의 보존과 활용 방안을 마련해 지역의 문화관광 자원으로 적극 연계할 계획이다. 이학수 정읍시장은 “정읍이 백제 중심지 위상을 보여주는 실증적 자료가 다시 확인됐다”며 “유적의 가치가 시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체감될 수 있도록 문화유산 활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읍은 이미 ‘백제가 깃든 도시’를 내세워 고대 역사문화자원 발굴과 콘텐츠화를 병행하고 있으며, 이번 발굴 성과는 이러한 시정 방향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정읍 백제고분군의 가치는 과거의 유산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정체성과 역사 자원의 현재적 활용 가능성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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