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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주년 광복절을 맞은 고창과 정읍에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물결이 가득 찼다. 두 지역은 경축식, 독립유공자 후손 위문, 태극기 달기 운동, 주민 캠페인 등 다양한 행사를 열어 선열들의 희생을 기리고 광복의 의미를 지역 공동체와 나누었다. 기관과 시민이 함께한 현장은 역사를 기념하는 자리가 됐을 뿐 아니라 오늘의 책임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기념식으로 되새긴 광복의 의미와 역사
고창군과 정읍시는 광복절 당일인 8월15일 각각 동리국악당과 연지아트홀에서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열고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정신을 기렸다. 고창군 경축식에는 심덕섭 군수, 조민규 군의장 및 군의원, 독립유공자 유족, 보훈단체장, 군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으며, 정읍시 경축식에는 이학수 시장, 박일 시의장 등 220여명이 자리를 채웠다. 양 지역의 기념식은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국민 화합을 다지는 중요한 자리였다.
경축식은 대통령 표창 전수와 군수 표창 수여 등 공식 행사를 통해 선열들의 공로를 기렸다. 고창군에서는 고(故) 오흥탁 의사에게 대통령 표창이 추서됐으며, 고인의 애국심을 기리고 유가족에게 감사를 전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또한 고창 출신 독립운동가의 발굴 및 기록 정리에 기여한 애국지사 신종주 의사의 손자 신형범 씨에게는 고창군수 표창이 수여됐다. 정읍시 경축식에서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지역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기념영상을 함께 시청하며, 광복의 역사적 가치와 선열들의 희생을 다시금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경축식에 이어, 고창군 참석자들은 애국지사 고순진·고예진 선생 추모비를 찾아 헌화하며 독립운동가의 정신을 다시금 기리는 헌화의 시간을 가졌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고창은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자랑스러운 고장이며, 선열들의 정신을 후세에 전하는 일은 오늘을 사는 모두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학수 정읍시장은 “광복은 결코 주어진 선물이 아닌, 수많은 선열들이 목숨을 바치고 이름 없는 이들이 고통과 희생을 감내하며 이뤄낸 값진 결실”이라며 국가유공자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세심한 보훈정책과 시정을 펼쳐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삶의 터전에서 이어진 예우와 존경
고창군은 기념식을 넘어 독립유공자 후손을 직접 찾아 존경의 마음을 전하는 개인적인 만남도 이어갔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8월15일 성내면에 거주하는 독립유공자 후손 유경숙 씨 가정을 방문해 ‘독립유공자의 집’ 명패를 정성스럽게 달아드렸다. 유 씨의 조부인 유상학 지사는 1919년 태극기를 대열의 선두에 세우고 300여명의 군중과 함께 독립 만세 시위를 주도했으며, 6개월간의 옥고를 치른 공훈으로 1992년 대통령 표창을 추서받았다.
고창군 아산면은 소외된 유공자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도 놓치지 않았다. 정재택 아산면장은 8월11일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한 국가유공자 가정을 직접 방문했다. 무더위 속에서 작은 위로가 될 수 있도록 선풍기를 전달하고, 안부를 묻고 생활 불편 사항을 청취하며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는 행정의 경계를 넘어 유공자들에게 직접 다가가 경의를 표하고, 그들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려는 노력이었다.
마을과 거리에 물결친 태극기 운동
지역 곳곳에서는 태극기 게양을 통한 나라사랑 운동이 이어졌다. 고창군은 8월12일부터 ‘범군민 태극기 달기 운동’을 전개하며 고창읍 주요 도로변에 고창 출신 독립운동가 113인의 이름과 업적을 알리는 현수막을 게시했다. 또한 읍·면 지역 주요 노선에 가로기 2000여개를 게양해 광복절 분위기를 조성하고 군민들의 자발적인 애국 참여를 이끌었다. 특히 올해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14개 읍면을 대상으로 1개 마을씩 태극기 달기 모범마을로 지정해 집중적인 실천을 유도했다.
정읍에서는 새마을회가 지난 8월11일부터 광복절을 앞두고 원활한 국기 게양을 위해 각 가정에 국기꽂이를 직접 설치했다. 이어 14일 북면 원화해마을과 원한교마을에서 이학수 시장과 새마을회 회원 50여명이 함께하며 180여개의 태극기를 가가호호 전달하고 게양을 도왔다. 주민들에게는 태극기 게양의 취지와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며 나라사랑 실천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캠페인의 열기는 북면을 넘어 12일 입암면 100여 세대, 13일 상교동 50여 세대를 방문하는 등 사흘간 총 330여 세대로 퍼졌다.
지역 공동체와 함께한 광복 80년
올해 광복절은 고창과 정읍에서 공식 기념행사를 넘어 개인과 공동체의 자발적인 참여가 어우러진 의미 있는 행사로 채워졌다. 독립유공자들을 위한 명패 달기와 후손 방문은 과거의 희생을 오늘에 소환하고, 미래 세대에게 그 가치를 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지역이 함께 기억을 전승하고 세대를 넘어 공유할 때, 선열들의 희생은 오늘의 삶 속에 뿌리내릴 수 있다. 선열의 땀과 희생이 만들어낸 오늘의 번영을 지키는 것은 과거를 기리는 행사를 넘어, 보훈의 의미를 현실에서 꾸준히 실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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