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북부노인복지관 시설 개선 | ⓒ 주간해피데이 | |
|  | | ↑↑ 서남권추모공원 | ⓒ 주간해피데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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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시가 추경예산을 통해 노인·장애인 복지 분야를 1.5퍼센트 늘려 총 2090억원을 투입했다. 방향은 분명하다. 어르신이 존중받고 장애인이 일상에서 제약 없이 배우고 이동하는 도시, 이른바 ‘약자 동행’의 구조를 행정 전반에 심었다. ‘100세 장수 어르신 지원 조례’ 제정부터 평생학습도시 선정, 이동권과 생활편의 인프라 보강까지, 정책은 구체적 수치와 현장 과제로 연결되고 있다.
약자를 향한 예산…2090억원의 쓰임
정읍시는 추경예산에서 노인·장애인 복지 분야를 1.5퍼센트 증액했다. 총 2090억원이 노인·장애인 정책의 재원으로 투입된다. 시는 재정 확대를 ‘행사성’이 아니라 제도·시설·서비스의 촘촘한 보완으로 설계했다. 대상은 100세 이상 어르신, 복지관 이용자, 경로당 384개소, 요양원 입소 어르신, 전동보장구 이용자, 신장장애인 등 생애 주기와 생활 현장을 망라한다.
100세 시대를 향한 조례…장수 어르신 맞춤 지원
정읍시는 5월 ‘정읍시 장수 어르신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목적은 100세 이상 어르신의 장수를 기리고 건강한 일상을 돕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있다. 올해 100세 이상 어르신은 48명이며, 현재까지 40명에게 장수축하물품을 전달했다. 지원 품목은 공기청정기, 제습기, 벽걸이 에어컨, 온수매트, 이불 세트, 의류, 전동침대, 욕창예방 매트리스, 성인용 기저귀, 건강보조식품 등 10종이다. 어르신은 100만원 한도에서 본인에게 필요한 물품 1~3종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매년 시행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생활 거점의 개선…복지관·요양원 인프라 확충
북부노인복지관은 외부 화장실 문제 해소를 위해 1억4000만원을 투입해 증축을 마쳤다. 이어 협소했던 경로식당과 프로그램실 확장을 위해 특별교부세 등을 포함해 총 11억원을 확보했다. 268제곱미터 규모의 증축 공사는 12월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정읍시노인복지관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의 이동성을 높이기 위해 1억3000만원으로 엘리베이터를 3층까지 연장 설치했다. 하반기에는 노후 태양광 인버터와 지하수 살균장치 교체를 진행해 안전성과 위생 수준을 높인다.
정읍시립요양원은 국비 등 14억원을 투입한 증축사업을 추진 중이며, 10월 전북 최초로 ‘가족 휴게실’을 갖춘 시설로 개편된다. 입소 어르신이 가족과 편안히 머물 수 있는 별도 공간을 마련해 정서적 안정과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한다.
마을의 품을 지키다…경로당 384개소 전면 손보기
경로당 384개소는 어르신 일상의 생활문화 거점이다. 정읍시는 추경 4억2000만원을 추가해 총 19억원으로 환경개선을 추진한다. 경로당이 없는 2개 마을에는 신축을, 노후화가 심한 203개소는 개보수를, 텔레비전·냉장고 등 비품이 필요한 179개소는 기능보강을 지원한다. 미등록 경로당 17개소에도 4000만원을 투입해 환경을 개선한다. 14개소에는 자동혈압계를 보급해 기본 건강관리의 기초를 놓는다.
장례 인프라의 유연성…윤달 특별운영으로 대기 해소
윤달 기간인 7월25일~8월22일에는 개장유골 화장 수요가 급증한다. 시는 서남권추모공원의 1일 화장로 운영을 기존 8기에서 15기로 대폭 확대하고, 운영 시간을 오전 7시~오후 7시로 늘려 시민 불편을 줄이고 있다. 폭염 속 유족을 위해 ‘생수나눔 냉장고’를 비치하는 등 세부 편의도 놓치지 않았다. 장례 공공서비스의 용량과 친절도가 체감되는 대목이다.
배움의 권리…장애인 평생학습도시 선정과 운영
정읍시는 2월 교육부 국립특수교육원이 주관하는 ‘장애인 평생학습도시’에 선정됐다. 국비 5000만원을 포함해 총 1억원을 투입한다. 장애 유형·연령·관심사를 고려한 ‘정읍형 맞춤교육’으로 6개 분야 11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합쳐 65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론에 그치지 않고 현장 체험을 결합한 ‘지역 상생형 평생학습’으로 학습의 밀도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보탬이 되도록 설계했다. 하반기에는 학습자 작품 발표회, 동아리 교류 워크숍, 성과 공유회 등을 이어가며 학습 생태계를 지속하는 계획이다.
이동의 자유…전동보장구 보험과 출장 에이에스
정읍시는 전동보장구(전동스쿠터·휠체어) 이용자를 대상으로 2022년부터 배상책임보험 가입을 지원하고 있다. 별도 절차 없이 자동 가입되며, 사고 발생 시 대인·대물 손해를 사고당 최대 3000만원까지 보장한다. 거동이 불편해 수리점을 찾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출장 에이에스(A/S·사후서비스)’ 수리비 지원을 병행한다. 이동권의 핵심은 ‘사고 시 보호’와 ‘고장 시 복구’라는 점을 행정이 정면으로 받쳐 주는 구조다.
도시의 문턱을 낮추다…베리어프리 경사로 지원
정읍시는 2023년부터 면적 300제곱미터 미만 소규모 근린생활시설을 대상으로 주 출입구 경사로 설치를 지원해 왔다. 올해 상반기 12개소 설치를 마쳤고, 하반기에도 추가 대상을 모집한다. ‘베리어 프리(Barrier-Free·장벽 없는)’ 사업은 장애인뿐 아니라 어르신과 유모차 이용자 등 모든 교통약자의 접근성을 높인다. ‘들어갈 수 있어야 이용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공간과 예산에 반영한 사례다.
치료로 가는 길…중증 신장장애인 교통비 지원
정기 혈액투석으로 병원 방문이 필수인 중증 신장장애인 200여명에게 매월 5만원의 교통비를 지원한다. 치료는 생존과 직결된다. 행정은 치료로 가는 길의 비용과 불편을 덜어 내고, 환자와 가족의 생활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동권·접근권·치료권을 하나의 연속선으로 본 설계다.
현장성이 담보돼야 신뢰가 선다…정책 설계의 공통분모
정읍시의 이번 조정은 세 갈래로 읽힌다. 첫째, ‘존경받는 노년’의 실감을 높이기 위해 조례·물품·시설로 생활 현장을 직접 건드렸다. 둘째, ‘장애와 함께하는 일상’의 기반을 평생학습·이동권·공간 접근성으로 강화했다. 셋째, 장례·복지관·경로당처럼 시민이 반복해서 마주하는 공공시설의 용량과 품질을 올렸다. 이 세 갈래의 교집합은 ‘현장에서 작동하는 장치’다. 그래서 모든 사업은 수치·날짜·대상·장소를 기준으로 확인 가능하다.
현장 목소리와 제도 설계…둘 다 필요하다
정읍시는 사업 추진에 앞서 어르신 선호도·필요 물품을 파악해 10종을 선정했다. 복지관·요양원·경로당은 규모·기능·안전성을 기준으로 보강을 배치했다. 장애인 평생학습은 이론과 현장 체험을 결합해 학습의 지속성을 확보하고, 보험·에이에스(사후서비스)·경사로·교통비로 이동의 전 과정을 뒷받침한다. 복지는 ‘현장과 제도의 만남’일 때 힘을 가진다. 이번 예산과 사업은 그 만남의 밀도를 높인다.
시장 발언이 가리키는 방향…소외 없는 공동체와 현장 체감
이학수 시장은 “정읍시의 복지 정책은 단 한 명의 시민도 소외되지 않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한다”며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 어르신과 장애인분들이 일상 속에서 변화를 체감하고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시민 중심의 체감형 복지 정책’을 끊임없이 발굴하고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발언의 키워드는 ‘소외 없는 공동체’와 ‘현장 체감’이다. 전자는 대상의 포괄성, 후자는 실행의 구체성을 뜻한다.
목표와 실행이 일치하려면 예산 집행, 시설 공사, 서비스 운영이 연간 일정과 현장 동선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작동해야 한다. 이번 사업군은 그 흐름의 기본 축을 제시한다. 이번 정읍시 복지 패키지는 예산의 방향, 시설의 접근성, 생활동선의 안전, 학습권의 보장을 한 묶음으로 제시했다. 남은 과제는 간명하다. 제도의 문턱을 낮추고, 현장의 작동을 확인하며, 결과를 공개하는 일이다. 그렇게 신뢰가 쌓이면, ‘약자와 함께하는 도시’는 구호가 아니라 시민의 하루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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