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표순복 시인(가운데)이 지난 7월25일 제11회 한국문학인상을 수상했다. | ⓒ 주간해피데이 | |
고창 출신의 대표적인 중견 시인이자 지역 문학을 이끌어온 표순복 시인이 제11회 한국문학인상을 수상했다. 전국 문인을 대상으로 한 엄정한 심사에서 작품성과 활동성을 모두 인정받은 결과다. 표 시인은 수상 소감에서 “시를 쓰는 일은 제 삶의 존재 이유이자, 고창이라는 땅에서 살아가는 방식”이라며 “시를 잘 읽지 않는 시대, 독자와 공감하는 시를 쓰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문학인상은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이사장 김호운)가 주관하며, 최근 2년간 ‘한국문학인’ 계간지에 발표된 작품 중 뛰어난 창작 성과를 보인 작가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7월25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 3층 회견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는 총 4개 부문 문학상이 수여됐다. 표 시인은 수상작 ‘수인사(獸人事)’로 한국문학인상 수상자로 선정되었고, 이로써 고창 문단은 전국 무대에서 그 존재감을 다시 한 번 증명하게 됐다.
묵묵한 시의 길, ‘수인사’로 결실 맺다
표순복 시인의 ‘수인사(獸人事)’는 언어의 날카로운 직조를 통해 시대를 응시하는 한 시인의 태도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수상작은 한국문협 계간지인 『한국문학인』 제69호에 실렸으며, 발표 당시부터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 상은 ‘문단의 현재를 이끄는 필력과 정진을 보여주는 작가에게 수여하는 명예로운 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김호운 이사장은 “전국 문인을 대상으로 엄정하게 심사했다. 문학 현장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성과를 낸 작가에게 드리는 상”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수상은 고창이라는 지역에서 묵묵히 시를 써온 표 시인의 문학적 궤적에 대해, 문단이 보내는 진정성 있는 경의와 문학적 성취에 대한 인정으로 평가된다.
고창에서 빚은 시인의 길
표순복 시인은 1980년대 중반부터 ‘모양문학회’의 『모양촌』에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해 40여년 동안 시와 수필을 써 왔다. 1995년 월간 『한국시』를 통해 등단했으며, 고창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지역 문학 발전에 헌신해 왔다. 현재도 한국문협·전북문협·고창문협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미당문학 부회장, 시맥회 부회장, 석정문학 이사, 전북여류문학 편집국장 등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그동안 서울시인상, 고창문학상, 청암문학상, 전북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으며, 『세 그루 빈손』, 『나무 곁으로 가다』, 『특별하지 않은 날의 주절거림』 등의 시집을 출간했다. 광화문시인회와 고창시맥을 중심으로 다수의 작품을 발표하는 등 꾸준한 문학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시를 쓰는 일이 곧 존재 이유”
이날 수상 소감에서 표 시인은 “세계유산의 도시 전라북도 고창에서 시를 쓰는 표순복입니다. 한국문학인상을 받게 되어 영광스럽고 가슴 벅찹니다”라며 고창이라는 지역성과 삶의 기반을 강조했다. 이어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표현 방식으로 문학을, 그중에서도 시를 만났습니다. 시는 저를 구제하는 방식이자 세상을 살아가는 존재 이유”라고 밝혔다.
표 시인은 “시를 잘 읽지 않는 시대지만, 독자와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시를 쓰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며 앞으로의 창작 의지를 다졌다. 특히 고창에서 40년 가까이 시를 써온 작가가 전국적 문학상 수상자로 자리매김한 데에는, 그의 지속적인 글쓰기와 공동체 속 문학 실천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문학의 삶, 삶의 문학
표순복 시인의 이번 수상은 고창문단의 내실과 지속성을 다시 한 번 조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고창은 미당 서정주를 비롯해 수많은 시인과 문학인들이 활동해온 곳으로, 표 시인은 그 전통을 이으며 지역 예술 생태계의 저변을 꾸준히 넓혀왔다. 그의 시는 고창의 삶과 풍경, 정서와 공동체의 결을 섬세하게 포착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창 땅에서의 일상과 감각, 존재의 의미가 시적인 언어로 새겨져 있다.
지역에서의 꾸준한 창작과 공동체적 실천은 결국 문학의 깊이를 형성하며, 이는 곧 지역의 문화적 자산으로 이어진다. 시를 통해 삶을 말하고, 지역을 써내려가는 시인의 존재는 앞으로도 고창문단의 중심축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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