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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슬레이트 지붕 너머로 무장읍성의 오래된 이야기가 흐르는 고창 무장면 시거마을이 다시 한 번 삶의 터전으로 숨을 고른다.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공모에 선정된 이번 농어촌 생활여건 개선사업은 시거마을 주민들에게 안전한 보금자리와 쾌적한 마을 환경을 되돌려주겠다는 목표를 품었다. 21억원 규모의 국비와 군비는 오래된 주택과 위험요소를 걷어내고 주민의 손으로 마을을 가꿔나가는 힘이 된다.
고창군에 따르면 최근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가 주관한 ‘2026년 농어촌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에 무장면 시거마을이 최종 선정됐다. 이에 따라 국비 최대 15억원을 포함한 총사업비 약 21억원이 확보됐다. 이번 사업은 2026년부터 2029년까지 총 4년간 진행된다. 사업 대상 면적은 8만여 제곱미터, 58호(빈집 포함) 96명 주민이 살고 있는 농촌형 취약지역이다.
시거마을은 과거 무장 시장이 형성되기 전, 상점들이 길가에 줄지어 있었다고 해서 시거(市街)마을로 불렸다. 무장읍성의 역사와 함께 무장면의 중심 마을로 기능했으나, 현재 마을 주택 절반 이상이 슬레이트 지붕으로 낡고 노후돼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주택 58호 가운데 32호(55퍼센트)가 슬레이트 지붕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업은 생활·위생·안전 인프라 확충(A), 주택 정비(B), 마을환경 및 경관 개선(C), 휴먼케어 및 주민 역량 강화(D)로 나눠 추진된다. 세부적으로는 배수로 정비, 속도저감차선 설치, 슬레이트 지붕 철거·개량, 마을 안길 재포장, 재래식 화장실 철거, 도로 인접 노후담장 정비 등이 포함됐다. 특히 우수개거 정비, 위험사면 보강, 빈집 정비(공·폐가)와 같은 안전사업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시거마을 주민들은 이번 계획을 통해 낡은 집을 정비하고 마을 안전망을 구축하며, 마을공동이용시설을 새로 조성해 공동체 활동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휴먼케어 프로그램과 주민역량강화 교육으로 스스로 유지·관리할 수 있는 기반도 함께 마련된다. 전체 예산 중 국비는 15억원, 도비·군비 등 지방비는 5억5천만원 가량이 투입될 예정이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무장면 시거마을 주민들의 기본적인 삶의 질 향상과 안전하고 쾌적한 마을을 조성해 주민행복 실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고창군 공공디자인팀(팀장 전현재)은 “종합계획도에 따라 단계별로 주민 의견을 반영해 주민 스스로 유지·관리할 수 있는 마을로 만들겠다”고 전했다.
마을 안길을 정비하고 슬레이트 지붕을 걷어내며 시작되는 시거마을의 변화를 통해 고창군은 역사와 사람이 공존하는 농어촌형 마을 모델을 다시 세우려 한다. 공모에 선정된 재원은 주민 안전을 담보하고 오래된 공간의 가치를 살려내는 실질적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을 공동체와 행정이 함께 손을 맞잡는 이 변화가 무장읍성의 이야기를 품은 시거마을의 내일을 실제로 지켜낼 힘이 될 수 있다.
주민의 삶을 가꾸는 농어촌 생활여건 개선사업은 공사를 넘어 무장 시거마을의 역사와 사람을 이어가는 튼튼한 기반이 된다. 고창군은 안전과 쾌적함을 동시에 품은 시거마을의 재생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사업을 단계별로 추진할 예정이다. 주민이 쌓아온 마을의 숨결은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고 더 안전한 공동체로 이어질 수 있다. 그 길을 주민과 행정이 함께 구체적으로 만들며, 시거마을은 무장읍성의 역사와 더불어 쾌적하고 살기좋은 농촌마을로 자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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