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주간해피데이 | |
|
|
고창에서 발레의 우아함이 생활체육의 힘으로 다시 태어났다. 고창군체육회 소속 바레 핏 ‘백조의 호수’팀이 6월14일 고창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 고창군 생활체조대회’에 첫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전국 생활체육 대회 가운데 ‘바레 핏’ 종목이 정식 시연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기존의 고강도 체육 중심에서 섬세한 근육 강화와 자세 교정 중심의 새로운 흐름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이번 대회는 전북도민체육대회 고창군 대표 선발전을 겸해 고창군체조협회(회장 강미숙) 주관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백조의 호수’팀은 김순옥 광장지도자의 지도 아래, 유연하면서도 정교한 ‘바레 핏’ 동작을 무대 위에 올려 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바레 핏이 아직 낯선 종목임에도, 참가자들은 고른 코어근육과 정제된 자세로 구성된 루틴을 선보이며 실전 무대에서도 손색없는 완성도를 보여줬다.
‘바레 핏(Barre Fit)’은 발레(ballet), 피트니스(fitness), 필라테스(pilates), 요가(yoga) 등을 융합한 복합형 운동으로, 바레(barre)라고 불리는 손잡이 봉을 잡고 균형을 유지한 채 하체 중심의 근지구력 운동을 수행한다. 저충격·고강도 운동 특성으로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속근육을 정밀하게 단련할 수 있어, 중장년층과 노년층에도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창군은 올해 3월부터 해당 운동을 생활체육 프로그램으로 정식 편성했고, ‘백조의 호수’팀은 전국 최초로 바레 핏 종목을 운영하는 생활체육팀으로 자리 잡았다.
고창문화원(원장 이현곤)은 이 새로운 시도를 실현할 기반을 제공했다. ‘바레 핏’ 수업에 필수적인 바레(barre)와 전신 거울을 갖춘 공간이 필요했지만, 고창문화원이 장소와 장비를 전폭 지원하며 정규 수업이 가능해졌다. 김순옥 지도자는 “이현곤 문화원장의 문화에 대한 애정과 넓은 시야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일”이라며, “수업에 참여하는 회원 모두가 일상에서 건강을 되찾고 있다”고 전했다.
김순옥 지도자는 ‘생활체육 광장지도자’ 자격을 갖춘 전문 체육활동가로, ‘바레 핏’ 수업을 통해 주민들의 일상 속 운동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수업은 문화원 내 전용 공간에서 주 5회 오전 8시30분부터 10시까지 1시간 30분간 진행된다. 현재는 40여명의 회원이 꾸준히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중장년 여성으로 구성돼 있다. 김 지도자는 “‘바레 핏’은 운동 경력이 없거나 고강도 운동이 어려운 분들에게 가장 적합한 종목”이라며, “섬세한 자세 교정과 코어 강화, 체형 개선을 원하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참가자 다수는 바레 핏을 시작한 이후 일상과 신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호흡을 함께하는 정적인 동작과 음악에 맞춘 반복 루틴이 정서적 안정감까지 주고 있어, 단순한 운동 이상의 만족감을 얻고 있다는 반응이다. 한 회원은 “전에는 허리통증 때문에 장시간 서 있는 것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1시간 넘는 수업도 거뜬히 해낸다”며 “기초 근육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백조의 호수’라는 이름은 발레의 대표작이자, 이 운동의 정체성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명에서 따왔다. 실제로 팀의 구성원들은 ‘건강한 근육을 저축하는 노후 준비’라는 인식 아래, 주 5회 수업을 꾸준히 소화하고 있다. 이는 단발성 프로그램이 아닌, 생활 속 루틴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창군체육회의 지원으로 체계적인 생활체육 시스템 내에 편입된 점 또한 프로그램의 지속성을 담보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바레 핏’은 처음에는 무용수나 부상 회복 중인 사람들의 재활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됐지만, 현재는 전신을 정밀하게 다듬고자 하는 일반인 사이에서도 점차 수요가 확산되고 있다. 김순옥 지도자는 “기초 근육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반복과 원칙 있는 훈련에서 나온다”며 “매일 아침의 정해진 리듬이 삶의 활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생활체육으로서의 ‘바레 핏’은 앞으로도 확장 가능성이 크다. 장비 사용이 최소화되고, 공간만 확보되면 비교적 다양한 계층이 접근할 수 있는 특성이 있어 지역별 커뮤니티 프로그램에 적합하다. 고창군의 시도는 그러한 가능성을 실제 정책 수준으로 구현한 사례로 평가될 수 있다.
고창군의 ‘바레 핏’ 생활체육 프로그램은 체육복지와 문화지원이 맞닿는 접점에서 등장한 의미 있는 시도로, 생활체육의 새로운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체육회 주도로 ‘바레 핏’을 운영하고 있는 이 팀의 사례는, 지역 주민들의 건강권과 문화권을 함께 실현하는 생활체육의 한 모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생활체육의 다양성과 지역공동체의 회복력은 새로운 형식의 운동에서 출발할 수 있다. 바레 핏 ‘백조의 호수’팀의 도전이 앞으로 지역사회 속에서 어떻게 자리 잡고 확장될지 그 다음 장면이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