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농업 현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정읍시가 데이터 기반 과학영농 체계를 도입해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현장의 환경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분석하고, 작물별 생육 예측 모델을 적용해 맞춤형 농업 컨설팅을 제공하는 통합관제 시스템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된다.
정읍시 농업기술센터는 5월30일 농촌진흥청의 지원을 받아 국비 4억원을 확보하고 ‘기후변화 대응 과학영농 통합관제체계 구축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기후위기에 대응한 정밀 농업 기술의 지역 적용을 목표로 하며, 지속 가능한 고품질 농업 생산체계 확립을 위한 기반 구축이 핵심이다.
사업은 농가별 농업환경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작물생육 예측 모델을 적용해 맞춤형 컨설팅 메시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각 농가는 모델을 기반으로 자가 생산환경을 제어하며, 작물 생육의 최적 조건을 확보하게 된다.
주요 대상 작물은 토마토, 방울토마토, 딸기 등 양액재배 시설채소다. 이들 작물의 재배 환경에서는 온도, 습도, 토양 수분, 전기 전도도(EC), 배지 무게, 일사량, 급수 및 배수량 등 다양한 생육 인자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센서를 통해 수집된 이들 데이터는 중앙 관제 시스템에 실시간으로 입력되고, 이를 기반으로 환경 변화에 따른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여름철 고온이 감지되면 시스템은 자동으로 차광막을 펼치거나 포그분무기를 가동하고, 양분 농도 변화에 따라 비료 투입량도 자동 조절할 수 있다. 정밀한 수분 관리와 온도 조절은 작물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병해충 예방에도 효과를 낼 수 있다.
수집된 데이터는 농촌진흥청의 중앙 서버로 전송되어 전국 농가를 대상으로 한 작물별 생육 모델 고도화에 활용된다. 이는 향후 한국형 스마트 농업 기술의 표준화와 전국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정읍시는 이 시스템을 통해 지역 기반의 실증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기술 진보의 실질적 근거를 마련하게 된다.
현재 정읍시는 통합관제체계 구축을 위한 설계용역을 진행 중이며, 플랫폼 개발과 프로그램 구현, 장치 설치 등의 절차를 순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관내 15개 농가를 대상으로 데이터 수집장치를 우선 설치하고, 오는 11월부터 실시간 모니터링과 작물별 맞춤형 컨설팅이 시작될 예정이다.
농업기술센터 농촌지원과(과장 김원심)는 “이 사업은 이상기후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농업 현장의 생산성과 품질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과학적 관리 시스템”이라며 “정밀 제어와 예측 기반의 생육 환경 조성으로 농가 소득 증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구축되는 통합 데이터 플랫폼과 생육 모델은 향후 전국으로 확장 가능한 기반이 될 것이며, 정읍이 스마트팜과 과학영농을 선도하는 지역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정책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정읍시의 과학영농 통합관제체계는 데이터 기반 농업 전환의 현실적 실험장이자, 기후위기 시대의 대응 모델로 기능할 가능성을 품고 있다. 현장 실증과 기술 내재화가 효과적으로 이뤄질 경우, 지역 농업의 경쟁력을 구조적으로 끌어올리는 하나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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