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정읍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 70대 피의자가 독극물을 마신 사건과 관련해, 당시 유치 업무를 담당했던 경찰관들이 경징계를 받았다. 전북경찰청은 5월8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유치장 입감 절차 중 피의자 신체검사를 소홀히 한 경찰관 2명에게 견책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해당일 상황을 총괄했던 상황관리관에게는 불문경고 조치를 취했다.
해당 사건은 1월30일 정읍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된 A씨가 옷 속에 숨겨온 독극물을 마시고 병원으로 옮겨지며 알려졌다. A씨는 입감 사흘 전인 1월27일, 정읍시 북면의 한 움막에서 양봉업자 B씨를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당시 A씨는 유치장 입감 전 속옷에 살충제 성분이 든 유리병을 숨겨 들어갔고, 입감 직후 이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해당 물질은 저독성 농약으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으며, A씨는 치료 후 퇴원했다.
경찰청 훈령에 따르면, 살인·강도 등 중범죄 피의자는 속옷까지 벗긴 정밀 신체검사를 통해 위험물 소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당시 담당 경찰관들은 외부를 눈으로 확인하고 손으로 가볍게 두드리는 외표검사만 실시해, A씨가 소지한 유리병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북경찰청은 사건 직후 감찰조사에 착수해 신체검사 과정과 업무 절차 준수 여부를 확인했고, 이에 따라 유치관리 담당자 2명에 대해 견책 처분을 내렸다. 또 설 연휴였던 사고 당일 경찰서 전체 상황을 총괄했던 상황관리관에게는 인사상 불이익이 없는 행정조치인 불문경고가 내려졌다.
이번 조치는 경찰 내부지침을 위반한 절차상 과오에 따른 것으로, 명확한 위험물 확인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 경찰청은 유사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유치장 입감 절차 전반에 대한 점검과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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