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군(산림공원과)이 고창읍 월곡근린공원에 ‘도시숲 조성사업’ 사업을 진행하면서, 공원 조성 시 조경수로 심어진 106그루를 베어내면서, 이병렬 고창문화연구회장 등 일부 주민이 이견을 제시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이들은 잣나무를 베어낸 이유가 합당하지 않으며 절차상의 문제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고창군은 나무를 베어낸 이유가 합리적이며 절차를 지켜 진행했다고 밝혔다.
어떤 나무인가?
공원에 있는 448그루 중 스트로브잣나무 74그루를 포함해 106그루를 베어냈다.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스트로브잣나무의 원산지는 북아메리카 동부지역으로, 한국에는 1920년경에 도입되었으며, 각종 공해에 강해 도심지 조경조림에 적합한 수종이라고 한다. 토심이 깊고 기름진 땅을 좋아하지만 건조한 곳에서도 잘 견딘다. 잣이 열리지 않으며, 소나무와 비슷한 날개 달린 씨앗이 들어있다. 나무가 손상을 입었을 때나 잣나무털녹병에 걸리면 나무껍질이 터져 나무진(송진)이 흘러나온다. 조림의 경우, 나무를 심은지 18~20년이 되면 간벌을 시작하며 60년이 되면 원목으로 사용된다.
이 나무들은 1998년 공원 조성 시 조경수로 심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5년생을 심었을 경우 베어낸 조경수는 30여년생 나무라고 볼 수 있다.
진행중인 사업은?
1월9일 고창군에 따르면 ‘월곡그린공원’이 2022년 ‘도시숲 조성사업’에 선정돼, 총사업비 10억원(도비 5억원, 군비 5억원)을 투자해 도시숲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더 발전하고 친근감 있는 공원 환경으로 조성하기 위해 남쪽부분에 수목 생육 활성화를 위해 토양 치환과 원활한 배수 개선을 위해 원형 수로관 및 자갈 맹암거(땅 속에 자갈·잡석 등을 묻은 수로)를 설치했다. 중앙광장에는 달조형물과 쉼터테크를 설치하고 화목류와 계수나무 등을 식재할 계획이다.
스트로브잣나무 등을 제거한 자리에는 편백나무 쉼터와 향기수목 쉼터를 만든다. 고창군 담당자는 “산책로와 맨발걷기 황토길을 조성하고, 평상과 의자 등 편의시설을 확충해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도심 공원으로 만들어 가겠다”며 “앞으로도 주민복지 증진을 위해 긴밀하고 유기적인 소통과 협조를 하겠다”고 밝혔다.
절차적 문제
고창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사업을 착수하기 전, 지난해 9월 주민설명회를 가졌고, 또한 전문가와 군민으로 구성된 ‘도시숲 조성과 관리 심의위원회 심의’(9월 두 차례)와 경관심의회(9월 한 차례)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주민설명회는 고창읍사무소를 통해 홍보해 인근주민 25여명이 참석했다. 참여율은 저조해 보인다. 하지만, 고창군은 주민설명회 등에서 스트로브잣나무를 교체하는 것에 이의가 없었기 때문에 사업을 계획대로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이병렬 고창문화연구회장은 “나무가 30~40년 이상된 나무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것들에 대해서 작업이 이뤄질 때는 주민설명회를 한 번 해서 마무리짓겠다는 건 굉장히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스토로브잣나무와 교체되는) 편백나무를 공급하는 업체를 전임 고위공무원이 선정하고 떠났다는 소문이 무성하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의혹에 대한 근거가 제시된 바는 없다.
내용적 문제
이병렬 회장 등 일부 주민의 주장은 ‘공원에 있는 수령이 30년 이상 된 멀쩡한 나무를 별다른 이유없이 베어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죽어가거나 병에 걸리면 벌목이 가능하다. 하지만, 멀쩡한 조경수를 벌목하려면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고창군은 사업현장에 “스트로브 잣나무는 송진 피해와 커질수록 넘어지는 특성으로 제거하고 편백나무 쉼터로 조성하오니 양해 바랍니다”는 현수막을 걸었다. 도로변에 주차한 차량과 산책로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1년에 30건 가량 민원을 제기했다고 한다. 그 동안에는 가지치기 등을 통해 이러한 민원을 해결해 왔다. 또한 “스트로보잣나무의 경우 좁은 공간에서 나무는 커지고 (공원 특성상) 뿌리는 발달하지 않아, 해마다 태풍이 불면 넘어지고 병충해 피해로 2~3주씩 베어냈던 상황”이라고 밝혔다.
고창군은 이 공모사업을 기획하면서 스트로브잣나무를 교체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30여년 된 나무가 그렇게 오래된 것도 아니고, 벌채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물음에, 고창군 담당자는 “(조림수도 아니고) 공원에 조성된 나무가 30여년 지났다는 것은 오래된 것이다. 우리도 고민했고 안타깝다. 하지만 주민들의 민원이 있었고, 현 시점에서 단점들이 노정됐기 때문에, 월곡근린공원에 도시숲 사업을 기획하면서 스토로브잣나무를 교체하는 방향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