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정읍시 연지동 소재 전북서남상공회의소 현 회관. | ⓒ 주간해피데이 | |
정읍시에서 25억원의 보조금이 편성된 전북서남상공회의소 건립계획이 졸속으로 추진됐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이 제기했던 특혜나 허위, 위법이나 국회의원에 대한 의혹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2월28일 ‘전북서남상공회의소 회관 신축에 대한 보조금 지원 등 관련’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정읍의 시민단체인 ‘동학시정감시단’은 정읍시민 5백여명의 서명을 받아, 작년 8월19일 감사원에 △보조사업 대상여부 및 사회계획서 부실 △법령에도 없는 ‘재원 대체’ △부지교환(신축부지 연지동 370-32번지) 특혜의혹 등에 대해 공익감사를 청구한 바 있다.
감사원은 사업을 신청한 상공회의소의 재정 상황을 살핀 결과, 건립 사업에 필요한 자부담금 10억원을 마련할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데도 정읍시가 별다른 검토 없이 사업을 추진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예산 25억원을 편성해 놓고도 집행이 미뤄지는 일이 발생했다며 정읍시에 주의를 조치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이 주요하게 지적·주장했던 ▲상공회의소 회관 신축사업은 상공회의소법에 따른 보조금 지원대상이 아니며, 과도한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특혜라는 주장 ▲상공회의소가 윤준병 국회의원의 도움을 받아, 자부담금 10억원 중 5억원을 국비(특별교부세)에서 지원받으려 시도했다는 주장 ▲전라북도가 상공회의소 회관 신축사업에 다른 사업(정읍체육트레이닝센터 건립) 명목으로 도비(특별조정교부금) 10억원을 교부하고, 정읍시가 이를 재원으로 시비 보조금 10억원을 추가 편성한 것은 위법·부당하는 주장 ▲상공회의소가 사업부지 위치를 변경하면서 정읍시장의 승인을 받지 않았고, 사업계획서에 사업부지를 허위로 작성해 지방보조사업자 지정 불가 사유가 있다는 주장 ▲정읍시 소유 토지와 상공회의소 건물·토지는 유사한 재산으로 볼 수 없어 교환이 불가하다고 주장 ▲정읍시가 공유재산 교환으로 상공회의소에 사업부지를 제공하고, 교환으로 취득한 공유재산을 상공회의소에 임대한 행위가 위법하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정읍시 관계자는 “현재 사업비는 확보되어 있는 상황으로, 감사결과에 따른 여러 사항을 검토하고 자문받아 조만간 사업추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북서남상공회의소와 정읍시는 1986년 건립된 상공회의소 회관이 노후화됐다며, 총사업비 35억원(시비 25억원, 자부담 10억원)을 투입해 부지면적 545평방미터, 연건평 1320평방미터, 지상 5층 규모로 비즈니스센터·시민정보활용방·검정시험장 등 기능 개선·강화를 목표로 이전 신축을 추진했다.
근거 있는 내용
감사원은 정읍시가 보조사업자(상공회의소)의 자부담 능력 검토를 소홀히 하고, 보조금 교부신청 기간을 지정하지 않는 등 보조사업집행을 부실하게 관리했다고 지적했다.
상공회의소는 ‘정읍시 2022년도 지방보조사업’으로 총사업비 35억원(보조금 25억 원, 자부담금 10억원)의 회관 신축사업을 신청했는데, 감사원이 상공회의소의 결산서를 검토한 결과, 2021년 말 기준 순자산은 3억여원, 당기순손실이 1300만여원 발생한 재정상황으로 볼 때, 자체적으로 자부담금 10억원을 확보할 가능성이 불투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정읍시 해당부서는 자부담금 10억원을 부담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이 있는지, 혹은 실행 가능한 재원조달 계획이 있는지 등에 대해 검토하지 않았고, 이에 자부담 능력 등에 대한 검토결과가 누락된 심의자료(검토의견서)를 지방보조금심의회에 제출했다.
또한 해당부서에서 ‘상공회의소 신축사업의 보조사업 심의자료’를 분과별 소위원회 ‘사전심의’ 이후에 제출하여, 조례에 따른 ‘사전심의’를 받지 못한 채 전체 보조금심의회 의결로 ‘2022년 예산안’에 편성됐다.
마지막으로 지방보조금법에 따르면, 보조금을 교부받으려면 시장이 지정한 기일 내에 교부신청서를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정읍시는 ‘보조금 교부신청’이 접수되지 않고 있어 보조금 집행이 어려운 상황인데도, 보조사업 수행의지나 자부담 능력 등을 재검토하거나, 신청기한을 지정해 주고 그 기한 내에 보조금 교부를 신청하도록 독려하는 등 예산집행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또한 정읍시 토지를 기존 상공회의소 토지·건물과 교환하여, 사업계획서상 부지매입금액인 7억원보다 절반 이상 낮은 가격인 3억여원에 사업부지를 취득하게 하였으므로, 보조금 규모와 보조사업자의 자부담금을 줄여 사업이 원활하게 수행되도록 유도할 수 있었는데도 이데 대해 검토하지 않았다.
근거 없는 내용
▲상공회의소 회관 신축사업은 상공회의소법에 따른 보조금 지원대상이 아니며, 과도한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특혜라는 주장: 산업통상자원부 유권해석에 따르면, 상공회의소법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상공회의소의 사업에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고, 시설의 설치는 상공회의소법에서 정한 사업의 범주 또는 그 일환에 해당되므로, 회관 신축에 정읍시가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다.
▲상공회의소가 윤준병 국회의원의 도움을 받아, 자부담금 10억원 중 5억원을 국비(특별교부세)에서 지원받으려 시도했다는 주장: 지방교부세법에 따르면, 특별교부세는 특별한 재정수요가 있는 경우에 일정한 조건을 붙이거나 용도를 제한하여 지방자치단체에 교부하는 것으로, 민간에 지원하는 보조사업에 대하여는 교부할 수 없다. 따라서 상공회의소가 특별교부세를 교부받을 수 있는 근거가 없고, 또한 교부받은 사실도 없다.
▲전라북도가 상공회의소 회관 신축사업에 다른 사업(정읍체육트레이닝센터 건립) 명목으로 도비(특별조정교부금) 10억원을 교부하고, 정읍시가 이를 재원으로 시비 보조금 10억원을 추가 편성한 것은 위법·부당하는 주장: 정읍시가 본예산 또는 추경예산을 편성하면서 현안사업인 정읍체육트레이닝센터 건립사업 예산을 감액한 바 없으므로, 정읍체육트레이닝센터 건립사업에 지원된 특별조정교부금이 상공회의소 신축사업의 재원으로 교부됐다고 볼 수 없다.
▲상공회의소가 사업부지 위치를 변경하면서 정읍시장의 승인을 받지 않았고, 사업계획서에 사업부지를 허위로 작성해 지방보조사업자 지정 불가 사유가 있다는 주장: 지방보조사업자가 지방보조사업을 수행하면서 사업의 내용을 변경하는 경우 시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상공회의소가 보조금 교부를 신청하지 않는 등 보조사업을 수행하지 않고 있으므로, 사업부지 위치 변경을 시장에게 승인받아야 하는 사항으로 볼 수 없다. 그리고 정읍시는 ‘지방재정투자사업 심사규칙’에 따라, 사업부지 변경 등을 사유로 지방재정투자 재심사 절차를 거친 바 있다. 또한 상공회의소가 예산편성 신청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확보·검토 중인 토지를 사업부지로 기재했다고 하여, 사업계획서를 고의로 허위작성했다고 보기 어렵다.
▲정읍시 소유 토지와 상공회의소 건물·토지는 유사한 재산으로 볼 수 없어 교환이 불가하다고 주장: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등에 따르면 “양쪽 또는 어느 한 쪽의 재산이 건물이 있는 토지인 경우에는 주된 재산(그 재산가액이 전체 재산가액의 2분의1 이상인 재산)이 서로 일치하는 경우” 유사한 재산으로 보아 교환할 수 있다. 그리고 두 개 감정평가법인의 감정평가 결과, 상공회의소의 토지·건물(토지 1억7843만6000원, 건물 1억2016만7615원)은 토지가액이 전체 재산가액의 절반 이상이므로 ‘토지’가 주된 재산이고, 주된 재산이 ‘토지’로 서로 일치하므로 교환이 가능하다.
▲정읍시가 공유재산 교환으로 상공회의소에 사업부지를 제공하고, 교환으로 취득한 공유재산을 상공회의소에 임대한 행위가 위법하다는 주장: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을 따르면,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하지 않은 재산을 행정재산으로 관리하기 위한 경우 행정재산을 교환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정읍시는 상공회의소의 토지·건물을 행정재산으로 취득하여 향후 정읍문화재단 설립을 준비하겠다고 계획하고 있었다. 또한 기존 공유재산은 1991년에 도시계획시설(자동차정류장·여객자동차터미널)로 결정·고시되고, 토지소유자의 매수 청구에 따라 2006년에 정읍시가 취득해 행정재산으로 관리하다가, 사정변경으로 2016년 도시계획시설 폐지가 결정·고시된 이후, 현재까지도 활용되지 않았고 앞으로의 활용계획이 없는 토지였다.
한편,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 따르면 행정재산에 대하여 그 목적 또는 용도에 장애가 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사용허가를 할 수 있다. 또한 정읍시는 교환하여 취득한 공유재산을 상공회의소에 1년간 사용허가하면서, 필요한 경우에 사용허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단서를 두고, 법률에 따라 사용료를 산정하여 분납 징수하고 있으므로 위법·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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