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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현곤(제13회 고창군애향운동본부 애향대상 대상 수상자)
“지역 문화예술 보급과 건전한 청소년 문화발전에 기여”
안상현 기자 / 입력 : 2022년 12월 15일(목)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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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간해피데이

이현곤 씨는 고창읍에서 태어나 현재까지 거주하며 지역문화예술 분야와 청소년 사업 분야에 종사며 헌신적인 활동을 해왔다. 199010월 한국미협 고창군지부를 설립하고, 이어서 기존 문인협회·국악협회와 협조하여 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 고창군지부 인준을 받아 지금까지 올곧게 지역문화예술 발전에 공헌해왔다. 이후 고창출신 작가로서 한국화단에 주도적 역할을 하는 출향작가 초대전을 기획하여, 고창군민들에게 고창의 위상과 예술의 흐름을 알리는 한편, 작고작가 기획전을 마련하여 지역미술의 전통을 알리기도 했다.

또한 아름다운고창 그리기 대회를 1991년부터 개최하여 많은 학생에게 창작의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문학동아리 동리문학회 동인회를 이끌면서 어려운 여건에도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활동을 해왔고, 고창교육청 평생교육강사, 학교순회강사를 맡아 봉사해 왔으며, 2000년에는 제4회 전라북도 예술인상을 수상했다. 더불어 지역 청소년들의 인격도약을 위해 보이스카우트 지도자(교수자격)로 청소년 교육에 크게 이바지하였으며, 문화체육부 장관상 수상 등으로 지역을 빛냈다.

 

애향대상 대상수상을 축하드린다, 소감을 부탁한다

좋기도 하지만, 어색하기도 하다. 그동안 대상을 받은 사람들을 보면 지역에 크게 어떤 일을 했다거나 국가적으로나 대외적으로 업적이 있는 사람들이 받았던 상인데, 지역에 살면서 지역을 위해 조금씩 일을 했던 사람에게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부끄럽기도 하다. 사람들이 인정해주고 하는 것은 좋은데 내가 조금 더 많은 일을 했더라면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동안 지역에서 어떤 일들을 해왔나

[문화분야]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고창고와 고창여고 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신입회원을 모집하고, 시 짓기와 시 평가회를 분기별로 개최하여 우수한 작품을 선정한 후 전시회를 개최하는 동리문학 동인회 활동을 하고 있다. 1971년에는 건전가요 보급을 위해 선배들과 함께 주말의 메아리를 창립하고, 1974년까지 4년간 고창군민을 대상으로 500여곡의 건전가요 부르기 공연을 가졌다. 당시에는 인쇄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철판에 등사 원지로 손수 악보를 그린 후 군청이나 경찰서를 돌아다니며 악보를 만들고, 지금은 기억 속에만 남아있는 공회당(현 교육청 도서관)에서 매주 토요일에 기타반주로 건전가요를 보급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1973년부터 1975년까지 호암마을(한센인촌) 청소와 영화 상영, 노래 부르기 등을 통해 마을주민과 소통하는 봉사활동을 갖기도 했다.

198910월에는 도시 집중화 현상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소외되어가는 지역미술의 발전을 위해, 지역 동호인들과 한국미술협회 고창지부(초대회장 정익환, 사무국장 이현곤)를 결성해 창립총회를 갖고, 한국미술협회 중앙회 인준을 받아 지역문화 활성화의 기반을 다지는데 일조했다. 이후 미술협회가 발족하면서 회원단체가 3개 단체 이상이면 한국예술문화단체 가입조건에 부합했기 때문에, 국악협회·문인협회와 함께 한국예총 고창지부를 설립하기 위해 수차례 서울을 오가며 김수현 조각가와 정익환 초대회장의 지원으로, 당시 군 단위에서는 유례가 없던 고창지부(초대지부장 정익환, 사무국장 이현곤) 인준을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1991년부터는 전국 화단에서 크게 활약하는 지역출신 미술인 18인을 초대해 지역 사업체를 경영하는 선후배들의 지원으로 초대전을 개최했으며, 이후 출향작가회를 결성하여 상호 간의 미술교류와 후배 양성 및 친목도모에 이바지 했는데, 이때 참여작가가 연 200여 명에 이르렀다. 선운 삼인분교 부지에는 고창교육청의 요청과 지원으로 우리지역 출신 김수현 조각가를 포함해 12명을 초청해 작품을 기증받아 설치했고, 이후 이곳은 지금까지 우리지역의 유일한 조각공원으로 남아있다.

2008년부터 2018년까지는 지역선후배들과 함께 이현곤, 하관수, 이만우, 안종선 4명의 성을 따서 이하이안이라는 노래동아리를 만들어, 그동안 연습해온 기타를 각자의 영역별로 연습하며 매년 정기 연주회를 개최하고, 10월 마지막 날에 노래와 클래식기타 연주로 주민 초대음악회를 열었다. 7080세대의 노래와 연주로 많은 호응을 얻어 김제, 정읍, 부안, 군산, 전주 등 타 지역 동호인들의 초청을 받아 연주회를 갖기도 했다.

[청소년 분야] 2001년부터 2007년까지 고창군 청소년수련관과 유스호스텔에서 청소년 수련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지역 청소년들을 모아 스키캠프, 매듭 및 종이접기, 한지공예 등 연인원 2000여명을 대상으로 7회의 지역청소년 대상 청소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또한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여성가족부와 고창군의 공모사업에 응모해, 청소년 수련프로그램의 일환인 청소년어울마당이 우수청소년 수련프로그램으로 선정되어 매년 여름방학 기간 중 관내 중학생 30여명을 대상으로, 5회 동안 총 150여명의 청소년들과 함께 56일간의 청소년 수련캠프를 진행했다. 또한 1987년부터 현재까지 전세계 150여개 국가에서 왕성히 활동 중인 스카우트의 지도자로서, 고창지역 청소년들을 모아 한국스카우트연맹 소속 제807 모양지역대 활동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계획과 월별계획을 세워 스카우트 활동 중에 104가지의 기능장과 4개의 필수 기능장을 스스로 취득할 수 있도록 야외활동, 야영활동, 잼버리 참가 등을 도와서 건전한 성인이 되도록 지도했다. 현재 다수의 군의회 의원, 공무원, 교사, 사업가 등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대원들을 배출하였다. 지금까지 매년 30여명씩 26년간 총 780여명의 대원들이 배출됐다.

1989년부터 현재, 청소년 지도자(스카우트) 교육훈련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모든 강의 개설은 사용자 부담원칙으로 강사도 무보수로 봉사한다. 입문과정, 중급훈련(청소년 훈육지도 자격), 상급훈련(청소년 야영지도 자격), 부교수과정(소속 국가 청소년 지도자 교육자격), 교수과정(세계 청소년 지도자 교육 코스 리더 자격), 해외 교육과정 외에 분야별 전문 기능장 지도자 자격 등의 교육에 강사 또는 코스리더로 봉사해 왔다. 1991년에는 한국을 세계에 알리게 된 스카우트 잼버리가 회원국 130여 국가에서 14천여명의 청소년들이 참석해 강원도 고성에서 활동과 모험을 즐겼는데, 이때 한국의 전통놀이를 체험하는 과정을 맡아 15일 동안 봉사하기도 했다. 그 외 한국 잼버리, 아시아 태평양 지역 잼버리, 태국잼버리, 일본·대만 스카우트연맹 방문 등 세계 각국 청소년들과 교류했으며, 2023년 부안군 새만금에서 개최되는 세계 잼버리에도 참가예정이다.

1995년부터 2002년까지는 고창군민방위 강사를 역임하면서 매년 연인원 700, 8년간 5600여명을 대상으로 14개 읍면을 돌며 순회강연을 갖기도 했다.

[상훈·자격 및 경력] 1996년 문화체육부 장관상 수상, 청소년지도사 1급 자격 취득(1999), 2000년 제4회 전라북도 예술인상 수상, 2001년 한국스카우트 교수자격 취득, 2007년 전라북도 도지사상 수상, 2009년 보건복지부 장관상 수상, 2012년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2003~2012년까지 고창군청 별정직 근무, 201912~202112월까지 고창군문화관광재단 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고창읍에서 개인 서실과 목공예 작업장을 운영중이다.

 

문화와 청소년 분야가 주요 공적인데, 그동안 일을 해오면서 느낀 점이 있다거나 제언을 한다면

문화보다는 청소년교육에 대해 말하고 싶다. 고창군을 보면 종목별 및 읍면단위까지 체육인들을 위한 공간들은 많다. 그렇지만, 고창의 미래인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은 없는 것 같다. 또한 건물을 지어놓으면 놀리고 있다가 힘 있는 사람들이 점유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창에 청소년시설이 있지만 어른들이 쓰는 경우가 많고, 청소년들이 활동하기 위해 회의장소라도 이용하고자 할 때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단적인 예로 어떤 곳은 고창군 사업소가 들어와 공간을 차지하고 있고, 다목적실의 경우 행사 물건들이 들어 있어 창고로 이용되다보니 다른 사람들이 이용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실내체육관 뒤에 청소년의 집이 있었는데, 용도 폐기되어 현재 창고로 쓰이고 있다.

성인들은 투표권이 있는데, 청소년들은 투표권이 없다. 아이들을 표로 생각하는 것이 문제이다. 청소년시설들이 본래 목적에 맞게 운영이 되었으면 한다. 현재 고창에는 청소년 활동 공간이 필요하다. 종합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박스만 하나 있으면 좋겠다. 그것을 청소년지도자에게 운영관리를 맡겨야 하는데, 일반인들에게 맡겨서 그들만의 공간들이 되어가고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이다. 또한 고창의 청소년들을 위한 여러 사업이 있고, 그에 따른 사업비들이 집행되지만, 실질적으로 청소년에게 지원되는 것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청소년의 활동이라는 것은 정규교육이 아닌 비정규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청소년 활동을 시간이 남을 때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시간을 내서 하는 것이라고 본다.

 

청소년 교육인 스카우트 활동에 대해 설명한다면

스카우트는 104가지의 기능을 습득하게 되어 있고, 그것을 다 습득하면 최고의 청소년이 될 수 있다. 진짜 청소년 활동은 우리가 성인이 되어서 시민을 만들기 위해서 하는 준비과정의 모든 일들을 말하고, 스카우트 활동 104가지 속에 모두 들어 있다. 스카우트는 청소년 전반에 대해 가르치고, 유능한 시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다 같이 움직일 수 있는 평범한 시민을 만들기 위한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잘난 사람 또는 리더가 아닌, 평범한 시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스카우트 활동이다. 내가 청소년지도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아이들이 무언가 할 수 있도록 뒤에서 도와주는 역할만 하면 됐기 때문이다. 자리를 만들어주고 어디에 데려다주고 하면 나머지는 자연이 다 가르쳐준다. 그래서 나 같은 사람도 지도자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많이 아는 것은 없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시간을 할애해주면 자연에 가서 웅덩이에 안 빠지고, 산길을 잘 갈 수 있고, 혹시라도 다치면 무언가를 할 것이고, 고치는 것은 이렇게 고치고, 상처가 나면 이렇게 치료하면 좋고 하는 모든 것들, 살아가는데 필요하고 편해지는 것들을 배울 수 있다. 스카우트는 학문을 연구하거나 철학을 연구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우리가 실제로 행동하고 모든 사람이 함께 어우러져 살 수 있도록 목표와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스카우트 활동이다.

 

앞으로 계획하는 것이 있다면

현재는 나이가 있어서 어떤 거창한 계획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 같다. 다만 기회가 주어져 모든 청소년 단체들이 다 같이 활동할 수 있는 청소년회관 같은 공간이 만들어진다면, 스카우팅을 더 활성화시키면서 청소년들이 올바르고 평범한 시민으로서 사회에 필요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미약한 힘이나마 보태고 싶다. 특히 형식적이 아닌 진짜 청소년을 위해 할 수 있는, 실질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박스 하나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내년에 열리는 세계잼버리대회가 새만금에 유치되어 있고 관심도가 높은데, 고창사람들이 부안군 공무원들을 상대로 교육을 하고 있을 정도로 고창의 인재들이 많고, 고창의 청소년들도 잘하고 있으니 그런 공간을 마련해주면 우리 일반인들이 열심히 아이들을 길러서 고창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꿈이고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청소년 활동에 동참해서 지역 청소년들이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같이 청소년 교육에 힘을 써주고, 관심을 가지며 함께 동참해 주길 부탁드린다.  

안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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