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규(고창군파크골프협회장, 고창군의회 의장 역임)
파크골프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은 약 2천년대 초이다. 비록 짧은 역사이지만 150만이 넘는 동호인들이 즐기는 생활스포츠로 자리잡은 것을 보면 그 상승세는 놀랍기만 하다.
파크골프는 얼핏 보면 골프나 게이트볼 같기도 하지만, 자세히 보면 사용하는 도구가 다르다. 파크골프는 기본적으로 파크골프용 클럽 1개와 플라스틱 공을 사용한다. 장비나 시간에도 크게 구애받지 않으며, 세게 휘둘러도 멀리 나가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게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파크골프가 도입된 초기에는 주로 노년층에서 생활스포츠로 자리를 잡았으며, 점차 장년층과 장애인 등으로 그 범위가 확대되었으며, 최근 들어서는 젊은 층까지 파크골프의 열풍이 불고 있다. 이처럼 젊은 세대들에게까지 파크골프의 열풍이 분 것은, 일반 골프보다 접근성이 쉬워서 간단하게 시작할 수 있고, 게임성까지 겸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들은 앞을 다퉈 파크골프장을 건설하거나 건설계획을 잡고 있는 실정이다.
전라북도에는 완주군 8개, 전주 2개, 무주 2개, 군산·익산·부안·정읍·남원·진안·김제 각 1개 등 전체적으로 19개의 파크골프장이 있다. 하지만 고창군은 고인돌휴게소에 있던 파크골프장마저 폐쇄하고, 내년 상반기에야 고창읍에 파크골프장(9홀)이 한 군데 설립될 예정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고창군의회는 공음면 파크골프장 건립에 대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고 있다. 현 고창군의장이 언론에 기고한 칼럼 등에 따르면, 그 이유는 ‘각 읍·면별로 건립된 체육관의 연평균 이용일수가 40일도 채 되지 않고 있는데, 만약 서너 개의 인접 면을 하나로 묶어, 하나씩만 체육관을 지었다면 예산낭비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과 ‘이제라도 고창군의 인구·연령·성별 등이 전체적으로 고려된 중장기적 종합개발계획을 세워 꼭 필요한 곳에 체육시설을 건립함으로써 예산 낭비를 막고자 함’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각 읍·면별로 체육관을 건립하던 당시의 상황과 현재는 확연히 다르다. 고창군도 이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고 조만간에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 것이라는 확실한 시대적 흐름을 고창군의회가 간과한 결정이라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고창군의 체육예산 편성권이 있는 군수와 예산의 심의·의결권이 있는 지방의원 등 지방행정 지도자들의 체육예산에 대한 인식 전환과 전문성 향상이 그 어느 때보다도 요구되는 시점이라 할 수 있다. 근본적으로 공공 체육시설의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 인기 종목일수록 수요가 공급을 앞지른다.
우리 고창군도 완주군처럼 8개의 파크골프장을 건설하진 못하더라도, 지금이라도 시대적 흐름을 바르게 읽고 파크골프장을 건설함으로써, 고창군 생활스포츠가 더욱 견실하게 성장하고, 올바르게 군민들에게 이바지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할 때, 고창군의회도 시대적 흐름에서 역행하는 의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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