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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창의 미래는 닭도축공장 유치가 아니다
편집자 기자 / 입력 : 2021년 11월 26일(금) 15:43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김동환(고창시민행동 공동대표)


군민이 군수인 대한민국 고창시대, 천하제일 농업생명식품산업도시 고창을 향한 새로운 변화의 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민선7기 고창군은 이 보석 같은 자원들을 잘 가꾸고 꿰어, 품격 높은 역사문화관광도시를 만드는데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낡은 관행은 모두 버리고, 군민이 최우선인 섬김의 행정, 참여와 소통으로 군민이 주인이 되는 울력행정을 펼치겠습니다. 나눔과 봉사로 서로의 따뜻한 온기를 나누고, 사람 중심의 고창을 꼭 만들어 이 긍정의 에너지를 고창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겠습니다.” 

군청홈페이지 유기상 군수 인사말 중 일부입니다. 임기 내내 군민들에게 보여준 것처럼 진정성 없는 번지르르 말잔치 풍년입니다. 품격 높은 고창의 역사문화관광도시를 닭도살장 유치로 고창의 미래를 지워버리려고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고창을 지켜내고자 닭도축공장만은 안 된다고 반대하는 군민을 억압하는 구태 행정은 심해졌고, 군민과의 소통은 단절됐으며, 권한과 이해관계를 이용하여 민심을 조각냈습니다. 또한 군민들의 생존권과 고창환경을 보전하자는 간절한 외침은 철저히 무시당했습니다.

지난 97일 아침, 군수에게 항의 좀 하려고 고수면비대위에서 스티로폼 피켓으로 잠시 막고 섰더니, 핸드폰카메라로 채증하러 달려든 군수의 정무비서는 두께 1센치도 안 되는 스치로폼 피켓에 부딪치고는 쓰러져,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갔습니다. 그날로 둔기, 뇌진탕, 생명에 지장, 10여명에게 둘러싸여, 용의자 추적이란, 현장과 전혀 상관없는 살벌한 문구가 포함된 거짓기사가 세 곳에서 나오고, 공무원들을 통해서 전파되었습니다. 어떻게 건장한 젊은 남성이 얇은 스치로폼에 부딪쳐 쓰러질 수가 있고, 뇌진탕이 생길 수 있겠습니까?

이 사건은 112로 신고되어 경찰서에서 폭행치상 혐의로 입건됐습니다. 이어 고창군공무원노조마저 그 날의 집회 전체를 형사고발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울력행정팀장은 주민의 시위피켓을 붙잡아 땅에 패대기를 쳤습니다. 시위물품을 파손한 것입니다. 다행히 당시 CCTV와 촬영된 동영상이 있으니 진실은 밝혀질 것입니다.

거짓 보도한 세 언론사를 상대로는 언론중재위에 진정했습니다. 정정보도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느닷없이 1019일부터 읍내를 중심으로 동우팜 찬성현수막들이 일사불란하게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전에는 중견기업·기업유치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동우팜 유치 환영이라고 노골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이 현수막들은 사진으로 찍혀서, 비대위에서 청구한 입주계약취소송의 군청측 준비서면에 이용되었습니다.

반대하는 현수막은 걸리기 무섭게 떼어가더니, 불법현수막을 철거해 달라는 주민요구에 군청은 전혀 움직여주지 않았습니다. 찬성현수막을 걸었던 많은 단체들이 어떻게 19일 날짜에 맞추어 일사분란하게 걸고 떼고, 새로 걸고 할 수 있었을까요? 이들 단체들 간에 어떠한 연결고리가 있었을까요? 단체 안에서 제대로 합의는 보고 단체이름을 걸었을까요? 혹시 공무원 개입은 없었을까요? 이 단체들에게 닭도축공장 유치가 어떤 도움이 될 거라고 찬성한 것일까요?

일자리 창출이라고 주장하는 대부분의 일자리는 닭도축공장 근로자와 생닭운반차, 통근버스 운전입니다. 고창에 생닭운반차가 몇 대나 되며, 고창에서 춥고, 덥고, 냄새나고, 손가락이 휘어져나가도록 힘든 공장 일을 해낼 수 있는 아들··며느리들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어떤 현수막 문구엔 동우팜 유치가 고창경제의 미래다라고 있었습니다. 정말 동의하는 문구입니다. 닭도축공장이 가동되면 악취가 진동할 것이고, 악취가 싫은 주민들 중에는 형편되는 사람들 우선으로 고창을 떠나겠지요. 공장으로 출근하는 사람들도 고창에 거주하지 않고 인근지역에서 통근버스를 타고 왔다가, 퇴근하면 각자의 집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읍내에 많은 아파트들은 새로운 입주자를 구하지 못해서 부동산 가격은 추락할 것이고, 읍내의 상권 역시 활력을 잃고, 외국인근로자들과 최소한의 행정직원들만을 상대하게 될 것입니다.

제가 걱정하는 닭도축공장이 가동되었을 경우의 고창의 미래입니다. 읍내 아파트에 거주하시는 분들에겐 직접적인 주거환경, 재산손실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인데 적극적인 반대 입장표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다행히도 전북환경청에서 군청의 환경보전방안검토서를 반려조치함으로써 군청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졌습니다. 환경부에서도 산업단지계획변경 전에 입주제한업종과의 계약을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표명이 있었고, 산업은행도 잘못된 계약서로 동우팜에 대출이 발생된 것을 인정하고 대출금을 회수했습니다. 군수는 이미 실효가 없는 올해 12월까지 연장된 입주계약을 당장 철회 선언해야 합니다. 찬성현수막 몇 장이 더 걸린다고 될 일이 아니고, 군수가 영향력 있는 주민들을 몇 명 더 만나서 설득한다고 될 일도 아닙니다.

저는 고창일반산업단지가 수목생태공원으로 전환되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 나무와 꽃들이 주민들의 손으로 가꿔지고, 귀여운 작은 동물들도 키우고, 정갈한 식당이 운영되는 공간이면 좋겠습니다. 이 수목생태공원은 오로지 고창의 젊은이들에게 전권을 부여하여, 이들에 의해 기획되고 운영되고 주민들이 완성하는 공원, 고창군민들의 정원, 고창과 주변지역 어린이들의 놀이터, 어르신들에겐 만남과 건강과 치유의 공간, 고창 젊은이들의 품위 있고 보람된 일자리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공원이 생긴다면 유네스코 4관왕에 빛나는 고창에도 어울리고, 고창사람으로서의 자부심이 생겨나지 않겠어요? 주민들이 살기 좋고, 살고 싶어야 다른 이들이 찾아옵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산업단지 만들어 놓고 입주할 기업이 없자, 산업폐기물처리업체·환경위해업종들이 주민반대를 무시하고 그 자리를 비집고 들어온다고 합니다. 산업단지가 아니었다면 절대 들어올 수 없는 위치에, 산업단지란 이유로 동우팜처럼 입주허가를 받고 공장을 지으려는 것입니다.

고창에 사는 사람으로서의 책임을 생각해봅니다. 법을 준수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합니다. 고창은 유네스코생물권 보전지역입니다. 보전이란 말은 온전하게 보호하여 유지함이란 말입니다. 이것은 고창사람의 책임입니다. 닭도축공장을 막는 것도, 무분별한 석산 확장을 막는 것도 군민의 책임입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고창을 보전해 줄 올바른 정치인을 뽑는 일도 고창군민의 중요한 책임입니다. 더 나아가서 서로의 마음과 처지를 헤아리고, 도와주는 마음들이 실천되면 좋겠습니다.

서로에게 신뢰가 쌓이고 서로를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사이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입장이 다르다고 단체 간에, 공무원과 군민이, 군수가 서로 반목하고 대치하는 일이 없어져야 합니다. 합리적인 생각과 고창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갈등들이 해결되어야 합니다. 혼자서는 못 사는 세상입니다. 혼자서만 잘 살아서도 세상은 재미가 없습니다. 군민의 책임을 다하여 고창을 길이 보전해야겠습니다

편집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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