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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공장은 고창군의 미래’
김동훈 기자 / 입력 : 2021년 10월 28일(목) 22:58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유기상 군정의 최고 치적으로 닭공장 유치 ‘과시’…닭공장 환영 현수막 고창 곳곳에 ‘우후죽순’  
해리면농민회라는 유령단체도 현수막 게시…행정동원 관련 제보도 나와…처음 보는 단체 줄줄이
부안면청우회, 재선을 위한 모임, 고창을사랑하는사람들, 한수고산악회, 전북기계공고 고창동문회 등
고창군수, “고창의 아들·딸들을 위한 희소식취직시켜 달라는 군민들 이력서 수백장 쌓여있어
2천명 고용창출 전망했던 부안군 참프레닭공장 입주한 2012, 전년 대비 인구 211명 줄어

ⓒ 주간해피데이

ⓒ 주간해피데이
 

동우팜 닭공장이 고창군의 미래라면서 닭공장을 환영한다는 현수막이 1019일경부터 고창 전 지역에 우후죽순으로 내걸렸다. 국내 최초 행정구역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라는 고창군의 자랑이 이젠 닭공장으로 바뀐 것 같았다. 현수막 수로 보나, 동원의 강도로 보나, ‘닭공장유치가 유기상 군정의 최고 치적으로 과시되고 있었다. 현수막을 통해 유기상=닭공장이라는 이미지가 홍보되고 있었다.

해리면농민회, 부안면청우회, 재선을 위한 모임, 동우팜 기업유치를 환영하는 사람들 모임, 고창을 사랑하는 사람들, 한수고산악회, 대산신묘산악회, 공음한울타리, 전북기계공고 고창동문회, 가우회, 을묘회, 뮤직하우스, 아랑고고장구, 고창문인화반, 흑염소협회, 해리면협친회, 성봉회, 유교문화체험관, 단군성전보존위원회 등등등.

해리면농민회는 유령단체였다. 고창군농민회는 1022해리면에는 농민회가 구성돼 있지 않으며, 농민회 이름을 도용한 것으로 보여 고창경찰에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흑염소협회는 무슨 이유에선지 현수막을 게첨하자마자 다시 내렸다고 한다. 부안면청우회는 정말 찾기가 어려웠다. 부안면에는 청수회라는 단체가 있어, 청수회 회장에게 물었더니 그런 이야기는 금시초문이라고 했다. 부안면사무소 직원에게 물었더니 그런 단체는 모른다고 했다. 수소문을 거듭한 끝에, 보통 읍·면사무소에서 현 직원들의 모임을 가리켜 청우회라고 부른다고 했다. 그런데, 부안면에 살고있는 부안면사무소 직원은 주민 몇 분이 청우회에 대해 물었는데, 자신도 그런 단체는 처음 들어봤다고 답했다고 했는데, 도대체 어찌 된 영문인 것일까. 하다하다 재선을 위한 모임도 한 자리를 차지했다고 한다.

행정의 동원과 관련된 제보도 있었다. “오늘 광고업체 갔다가 면사무소와 전화하는 걸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부면장님이 오더(주문)를 내려주셔야 작업을 시작할 수가 있어서요. 아직 오더가 안 왔어요라고 통화하는데, ‘동우팜 관련 현수막을 면사무소에서 오더를 받았어요라고 묻자, ‘, 요즘 많아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따라서, 이와같은 일련의 정황들과 현수막들이 동시다발로 걸린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회원들의 의사가 반영된 것인지, 모임대표의 독단에 의한 것인지, 행정의 동원에 의해 추진된 것인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다.

부안면의 한 주민은 1021환경청에서 환경보전방안을 반려조치 당하고, 산업은행은 계약의 위법성을 인정하고 동우팜 대출금 360억원을 회수한 상황입니다. 국정감사에서도 환경영향평가법 위반이 다뤄졌습니다. 그 이후 갑자가 닭공장 찬성 현수막으로 도배되고 있습니다. (반대현수막과는 달리) 찬성현수막은 신고를 해도 철거되지 않고 계속 걸리고 있습니다. 처음 보는 단체도 많고, 아예 존재하지 않는 단체도 있습니다. 이 현수막들은 회원들과 협의하고 걸었을까요? 현수막 제작비용은 누가 지급하고 있을까요?”라며 의구심을 표했다.

 

닭공장 유치를 찬성하는 이유

닭공장 찬성 현수막들의 주요 내용은 ‘1천개의 일자리가 생겨, 닭공장으로 인해 지역경제가 발전한다는 것이다. 물론 찬성의 핵심에는 닭공장 유치로 인해 직접적 이득을 취할 극소수가 자리하고 있다. 이들은 돈줄을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해 닭공장을 사수해야 한다. 현수막을 게첨한 대부분은, 이 극소수의 들러리거나, 실제로 닭공장이 고창군의 미래라고 믿는 사람들일 것이다.

고창군청에 의하면, 동우팜 닭공장의 직접고용인력은 650명이며, 간접고용인력은 490(생계차 90, 냉동차 90, 출퇴근 20, 사내도급 150, 상차반 90, 부산물 50)으로 도합 1140명으로 추산했다. 닭공장의 부가가치는 연 631억원으로 추산했으며, 세부내용은 직접고용노무비 295억원 간접고용 부산물작업 도급 노무비 110억원 생물운송 물류비 94억원 냉동차량 물류비 108억원 소모품비 구입 24억원이었다.

이에 대해 유기상 군수는 올해 1월 닭공장 관련 입장문에서 일자리가 없어 다른 지역으로 아들·딸들이 빠져나가는 현실에서 모처럼만의 희소식이라고 밝혔다. 또한 유 군수는 올해 6월 김미란 군의원(비례)의 닭공장 관련 군정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군수 취임 이후에 많은 민원이 있지만, 가장 마음 아픈 부탁이 바로 일자리취직시켜 달라는 부탁이다. 지금도 취직시켜 달라는 군민들의 이력서가 수 백 장이 쌓여 있다면서, “우리군에 동우가 입주하면 직·간접 고용 1140명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고, 이로 인해 인건비·물류비 등 회사에서 631억원 이상의 돈이 우리 지역에 풀리게 되어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고창군의 아들·딸들이 얼마나 닭공장에 취직하려고 할 지, 군수가 일자리 청탁 수 백 장을 쌓아놓아도 되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유기상 군정은 닭공장 유치와 관련, 그 기대효과는 과장하고 피해는 축소하며 편향된 주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군수가 고창지역에 풀린다는 631억원은 노무비·관리비 등을 열거한 수치로, 닭공장이 입주를 위해 유리한 정보를 홍보하는 계획의 일환일 뿐이다. 나아가 이것이 모두 고창에 뿌려지는 것이 아님에도, 고창군청이 이를 나서 홍보하는 것은 전형적인 과대선전이며, 닭공장을 위한 편향된 입장을 과시하는 것이다.

 

닭공장은 고창군의 미래인가

동우팜 닭공장은 고창군엔 미래지만, 이미 부안군엔 도착해 있다. 동우팜의 자매회사인 참프레 닭공장이 부안읍내 가까이에 있기 때문이다. 전북도민일보 20121030일자에 따르면, “도축업·육가공업체인 참프레는 560실 규모의 기숙사 입주를 시작으로, 11월 중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참프레 가동과 함께 510명 내외의 고용인력이 투입되며, ·간접 고용을 통해 2천여명의 고용창출이 기대된다. 부안군 담당자는 참프레 입주를 계기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고 썼다.

단적으로 부안군의 인구는 2011년보다 2012년도에 늘어났을까? 상기 <고창군과 부안군의 인구현황> 표를 참고하면, 2011년말 59080명에서 2012년말 58889명으로 도리어 211명이 줄었다. 2천여명의 고용창출이 기대됐는데도 말이다. 같은 해 고창군은 375명이 증가했다. 2011년 고창군 인구는 부안군보다 985명이 더 많았다. 부안군 닭공장이 가동됐지만, 격차는 더욱 벌어져 현재는 고창군이 2553명이 더 많다. 만약 다른 변수가 있다손 치더라도, 고창에선 미래라 칭송받는 닭공장이 그깟 변수쯤 이겨내야 하는 것 아닌가?

고창군에선 미래라 칭송받는 닭공장이 부안군에선 별소리 다 듣는다. 악취만 살펴보자. A군의원, “참프레 갔다놓고 그때는 온갖 말들은 다 했는데, 그 후에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부안읍 주민들이 피해를 받고 있어버리잖아요.” B군의원, “2십여억원을 추가 투자하여 신공법으로 하면 악취걱정 없다던 말도 일기따라 바람따라 시간따라 악취가 진동한다.” C군의원, “군 과장님 말을 못 믿겠다. 작년 이맘때도 1년 안에 참프레 냄새 완전히 없애겠다고 몇 번이나 약속하지 않았느냐.” 부안군수, “(악취문제를) 해결하는데 전력을 다 하고자 하나, 전혀 악취가 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다.”

동우팜은 군산시 서수면에 닭공장이 있다. 이 닭공장이 군산시의 미래였던 모양이다. 적어도 군산시 서수면의 미래라도 되었을까? 참프레 닭공장으로 인해 부안군에는 이미 미래가 도래해 있다. 벌써 9년이나 지났다. 익산과 정읍에는 하림 닭공장이 있다. 이 닭공장은 익산과 정읍의 미래인가? 사조원 닭공장은 김제에 있다. 이 닭공장은 김제시의 미래인가? 백보 물러서더라도 닭공장은 닭공장일 뿐이다. 그것도 악취·폐수 피해가능성과 건강 우려가능성이 농후한 공장일 뿐이다.

외식산업 전문가였던 케이티 키퍼수많은 렌더링 공장과 도축·가공 공장, 밀집사육시설은 덜 부유하고, 덜 교육받고, 덜 조직된 주민들이 사는 곳, 그래서 기업이 환경을 오염시키고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을 만한 곳에 들어서는 편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그들에 의해 도착할 고창의 미래는 덜 부유하고, 덜 교육받고, 덜 조직된 주민들이 사는 곳, 기업이 환경을 오염시키고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 곳이 되고 싶은 것일까?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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