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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군, ‘람사르 습지도시’ 도전 결실 맺나
오는 6월 람사르협약 상임위원회 최종 결정…인증 땐 습지보전 탄력, 생태관광 활성화도
운곡습지, 람사르습지 등록 10주년…“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공존”…생물다양성 증가 효과
조례 만들고 습지복원사업 추진…힐링·치유 체류형 생태관광, 마을장터 등 주민소득에 도움
김동훈 기자 / 입력 : 2021년 04월 20일(화)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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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군이 운곡 람사르습지 등록 10년의 성공을 바탕으로, 전북 최초로 ‘람사르 습지도시’ 국제인증 도전에 나선 가운데, 그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고창 운곡습지·고창갯벌에 대한 ‘람사르 습지도시’ 인증여부는 람사르협약 독립자문위원회 검토를 거쳐, 오는 6월 람사르협약 상임위원회 최종결정을 앞두고 있다. 6월에 최종결정이 확정되면, 오는 11월 중국 우한에서 열릴 예정인, ‘환경올림픽’이라 불리는 ‘람사르 협약 당사국 총회’(3년마다 개최)에서 인증서를 받게 된다.

앞서 고창군은 국가습지심의위원회를 통해 람사르습지도시 최종 후보지로 선정됐고, 환경부는 지난해 3월 충남 서천군 서천갯벌과 제주 서귀포시 물영아리오름을 포함해 제2차 람사르습지도시 인증을 신청했다. 고창군의 ‘람사르 습지도시’로 인증은 확실시되고 있다. 왜냐하면 내륙습지(운곡습지)와 연안습지(고창갯벌)가 함께 올라간 후보지로 는 유일하며, 지난 2018년 ‘당사국 총회’에선 우리나라에서 4곳이 ‘람사르 습지도시’로 인증됐기 때문이다.   

‘람사르 습지도시’ 인증지역은 국제적으로 친환경 이미지로 여겨지는 ‘람사르 협약’ 상징(로고)을 6년간 지역 농·수산물 판매나 생태관광 홍보나 프로그램 등에 활용할 수 있으며, 또한 습지보전 이용시설이나 생태관광 기반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지속적인 국가 지원도 받을 수 있게 된다. ‘람사르 습지도시’ 인증제도란, 람사르습지 보전과 현명한 이용에 모범적으로 참여한 도시를 인증하는 제도로, 2011년 우리나라와 튀니지가 공동제안해 2015년 제12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됐다. ‘람사르 협약’은 지난 1971년 이란 람사르에서 채택된 정부 간 조약으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규약을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7년에 가입했다. 2018년 10월에 열린 ‘제13차 람사르 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는 순천시·창녕군·인제군·제주시 등 7개국 18개 도시가 최초로 ‘람사르 습지도시’로 인증받은 바 있다.


내륙람사르습지 운곡습지, 연안람사르습지 고창부안갯벌

고창군에는 내륙 람사르 습지로는 운곡습지가, 연안 람사로 습지로는 고창부안갯벌이 지정돼 있다. 

고창부안갯벌은 기존 고창갯벌 습지보호지역 10.4k㎡와 부안줄포만갯벌 습지보호지역 4.9k㎡ 외에 고창군 주변갯벌 30.2㎢이 포함돼 있으며, 동일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점 등이 인정돼 하나의 람사르 습지로, 2010년 2월1일 우리나라에서 14번째로 등록됐다. 고창부안갯벌은 부안군과 고창군의 사이에 있는 곰소만에 위치한 반폐쇄적인 내만형 갯벌로, 인근에 위치한 새만금 갯벌이 사라짐에 따라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고창부안갯벌은 펄갯벌·혼합갯벌·모래갯벌이 조화롭게 분포되어 다양한 저서동물과 칠면초·나문재 등 염생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흰물떼새, 민물도요, 청둥오리, 괭이갈매기, 재갈매기 등의 물새가 찾고 있으며, 황조롱이와 같은 천연기념물과 말똥가리와 같은 멸종위기종의 서식처로 이용되는 등 보전가치가 뛰어나며, 전 세계 물떼새 개체수의 1%이상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운곡습지(1.797㎢)는 해발고도가 낮은 구릉지의 곡저부인 오뱅이골에 형성된 습지이다. 2011년 3월 14일에 환경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으며, 같은 해 4월7일에 우리나라에서 16번째로 람사르습지에 등록되었다. 1981년에 한빛핵발전소 냉각수로 쓰기 위한 저수지가 운곡마을에 들어서면서 운곡마을 사람들은 고향을 떠났고, 핵발전소는 냉각수의 수질관리를 위해 오뱅이골을 포함한 운곡저수지 주변에 철조망을 쳤다. 이를 계기로 오뱅이골은 사람들의 접근이 제한되었다. 또한 오뱅이골 너머에 집중된 2천여기의 고인돌이 2000년에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면서, 오뱅이골 주변은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이 역시 오뱅이골이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는 원인이 되었으며, 이 후 그 지역에는 원시 밀림과 같은 비경의 습지가 형성되었다. 운곡습지에는 멸종위기야생동물인 수달·황새·새호리기·팔색조·구렁이와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종 등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2010년에 비해 2013년의 생물상은 327종이 증가하였고, 멸종위기야생생물은 3종이 증가하여 습지보호지역 지정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곳이다.


운곡습지, 람사르습지 등록 10주년

고창 운곡습지가 올해 람사르습지 등록 10주년을 맞은 가운데,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공존사례로 알려나가기 위해 군청과 민간이 함께 힘을 모으고 있다. 고창에서는 그동안 습지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추진해 왔다. 민간에선 고창운곡습지생태관광협의회가 설립돼 자발적 주민규약과 실천규약을 제정하며, 습지 복원, 생물다양성 모니터링, 생태계 교란물질 제거 등에 앞장섰다. 군청에서도 ‘습지 복원사업 관련 조례’를 제정해 ‘운곡지구 생태습지 복원사업(2010~2018년)’, ‘운곡습지 개선지역 복원사업(2014~2017년)’ 등을 진행했다.

그 결과, 생물다양성이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2018년 기준, 습지의 생물종은 830여종(국립환경과학원 정밀조사)으로 2010년 습지보호구역 지정 전 527종보다 대폭 늘어났다. 특히 수달과 구렁이 등 12종의 멸종위기야생생물이 사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최근에는 운곡습지 주변마을이 대한민국 치유형 농촌관광의 대표모델로 뜨고 있다. 농촌진흥청 등에 따르면, 최근 고창운곡습지 일원 용계마을·호암마을 등 6개 마을에서 진행한 ‘치유형 농촌관광 프로그램 현장 적용’ 결과, “몸과 마음에 활력을 주는 긍정적 효과”가 생긴다고 보고했다.

지난해는 운곡습지 홍보관, 람사르 운곡습지 유스호스텔, 운곡습지 탐방열차를 운영하며,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체류형 생태관광지로서 인프라를 구축했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붐비지 않는 언택트 관광지로 입소문을 타면서 2019년 대비 방문객이 150%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고창군은 올해도 인근주민들과 힘을 합해 ▲운곡습지 생태계 교란생물 제거 ▲논둑 복원(120미터)을 통한 습지복원 ▲습지 모니터링 ▲교육·체험 프로그램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반딧불이 주간운영(6월·9월 예정), 습지의 날 기념 주간운영(5월 마지막 주), 온라인 탐방 체험기반조성을 통해 습지의 중요성을 전 국민들에게 알려나갈 계획이다.

군청 김수동 생태환경과장은 “고창군이 세계적인 람사르습지 도시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로드맵을 마련해, 생태관광활성화 및 지역주민 소득과 연계한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겠다”며 “지속가능한 보전책임과 습지의 현명한 이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지역주민과 함께 지혜를 모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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