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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예산 4045억 최종 의결
김동훈 기자 / 입력 : 2013년 01월 09일(수) 17:05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작년 12월 31일 오후 5시 30분. 고창군 새해 예산이 법정기한을 6시간 30분 남기고 고창군의회 본회의장에서 최종 의결됐다. 통과된 예산안은 지난 12월 20일 부결됐던 삭감예산안과 대부분 일치했으며, 당시 삭감예산안을 반대했던 주민들의 항의방문은 없었다. 대신 이강수 군수와 ‘삭감예산안 찬성 의원들’간의 마라톤 회의가 1시간 이상 진행되며, 당초 오후 3시로 예정됐던 ‘예산안 의결을 위한 본회의’가 오후 5시까지 지연되기도 했다. 결국 ‘삭감예산안 찬성 의원들’은 ‘석정문예회관·산악자전거 예산이 불요불급하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고, 오후 5시, 이강수 군수는 ‘2013년 새해 본예산이 의결되는 본회의장’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새해 본예산안 부결 사태

제207회 정례회 마지막날인 작년 12월 20일, 예산결산위원회(위원장 오덕상, 이하 예결위)는 최초 집행부안에서 143억여원(98개 사업)이 삭감된 예산안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이 삭감예산안과 관련해, 집행부에서는 석정문예회관·산악자전거 예산 등을 관철시키기 위해 ‘삭감예산안 찬성 의원들’을 압박했으며, 조규철 의원 등 ‘삭감예산안 반대 의원들’은 “삭감예산안이 사안별로 검토되지 않았다”며 재심사를 주장하고 나섰다.
당일(20일) 오전 10시, 이 삭감예산안에 반대한다는 명분의 주민 2백여명이 방청석을 가득 메웠다. 일부 주민들은 의원들에게 욕설을 하며 공포스런 상황을 조성하기도 했다. 오후 5시 삭감예산안이 찬반 표결에 부쳐지자, 방청석에서 욕설·고성이 쏟아졌고, 의원들에게 물병을 던지기도 했다. 이러한 공포 분위기 속에서 의원 5명만이 삭감예산안을 찬성하는 결과가 초래됐고, 따라서 (과반수를 넘지 못해) 새해 본예산안이 부결됐으며, 연내에 다시 의결되지 않으면, 준예산(=일정한 범위 안에서 작년에 준해 편성되는 예산)을 편성해야 하는 위기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고창군에서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후 이강수 군수와 집행부, 의회는 급박하게 돌아갔다. 집행부는 준예산 사태를 막아야 하는 동시에, 예산안이 삭감되는 것 또한 막아야 했다. 98건의 사업예산이 삭감됐지만, (어디 중요하지 않은 예산이 있을까만은) 대립의 핵심은 따로 있었다.

왜냐하면 행정적 절차나 구체적 계획을 구비하면, 대부분의 사업은 추경에라도 편성가능한 또는 편성돼야하는 사업이었다. (한편, 귀농·귀촌 관련사업처럼 사업부지의 ‘위법성’이 노정되면서 사면초가에 놓여진 사업도 있다.)

석정문예회관·산악자전거

핵심은 석정문예회관·산악자전거 예산이었다. 특히 ‘석정문예회관·산악자전거 트레이닝센터’(이하 문화체육센터) 신축사업은 이강수 군수의 역점사업인 ‘석정온천관광지 조성사업’과 연관된 사업으로, 군수 입장에서는 ‘이강수 군정’의 승패가 걸려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이 사업들의 중요성은 군청에서 석정온천티에프팀(팀장 나철주)과 산악자전거티에프팀(팀장 고미숙)이 따로있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다.

또한 석정웰파크골프장 매각설이 퍼져 있는 상황에서, 문화체육센터 신축사업의 중요도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석정온천관광지 바로 옆에 혈세로 문화체육센터를 짓는다는 것은, 여하튼간에 ‘이강수 군정’과 시행사인 (주)서울시니어스타워의 관계를 더욱 돈독케 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렇게 ‘문화체육센터 신축사업’이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집행부는 작년 11월 30일~12월 5일(정례회 기간 중) ‘산림관광자원 개발을 위한 선진지 견학’을 위해 하와이·일본 등지로 해외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주 목적은 산악자전거공원 조성을 위한 선진지 견학이다. 처음에는 이강수 군수·나철주 팀장·고미숙 팀장 등 6명이 가기로 계획됐지만, 나철주 팀장은 “공무형편상 부득이하게 출장계획이 취소”됐으며, 이 해외여행에는 군수의 부인도 함께 동행했다. 군비 1950만원이 사용됐다. 일정을 살펴보면, ▲11월 30일 하와이 호놀룰루 국제공항 도착 ▲12월 1일 쿠알로아 랜치 산악승마 체험 ▲12월 2일 할레아칼라국립공원 트레일 견학 ▲12월 3일~4일 일본 나리타공학 도착 ▲12월 5일 이이야마시 치유의 숲 등을 견학한 것으로 되어있다.

‘문화체육센터 건립사업’은 고창읍 석정리 696번지 외 5필지(3만5700평방미터)에 석정문예회관과 산악자전거 트레이닝센터를 신축하는 사업이다. 집행부는 “석정문예회관에는 국비(광특) 20억원·군비 25억원 등 총 45억원이 필요하며, 산악자전거 트레이닝센터는 군비 6억원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토지는 8400평방미터를 더 매입해야 하는데, 집행부는 군비 5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11월 20일 자치행정위원회(위원장 이상호 의원)는 이 토지매입안을 부결시켰다. 나머지 땅의 대부분은 재작년 7월 14일 (주)서울시니어스타워와 토지를 교환하면서 고창군 소유가 됐으므로, 실질적으로는 부지 매입에는 5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셈이다.

일부 의원들은 “문화체육센터를 처음에는 (주)서울시니어스타워에서 건립하기로 계획했는데, 왜 민자사업이 혈세가 투입되는 사업으로 바뀌었냐”며 이 사업을 반대하고 있다. 즉 (주)서울시니어스타워를 위한 ‘특혜성’ 사업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석정문예회관은 공연장·전시관·회의장·북카페·미니영화관 등이 들어가는 복합건물인데, 고창읍에는 여러 체육관·전시관·공연시설이 있기 때문에, 시급성과 타당성·필요성 등에서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판단하고 있다. 산악자전거 사업도 (타 지역에 비춰보면) 현재 사업내용이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즉, 불요불급하므로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다.

73건 삭감예산안 통과

작년 12월 31일 오전 10시, ‘새해 본예산안 심사’를 위한 제208회 임시회 중, ‘군수의 제안 설명’을 위한 본회의가 개최됐다. 의회사무과 이종선 의사담당은 “운영위원회 오덕상 의원 외 4명이 임시회 소집을 요구하여, 12월 28일 제208회 임시회 집회 공고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래환 의장은 이강수 군수에게, 새해 예산안 제안 설명과 함께 “207회 정례회 시 예산안 심사와 관련하여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입장을 표명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강수 군수는 “지난 207회 정례회에서 예산안에 대해 제안설명을 드린 바 있습니다만, 오늘 다시 2013년도 예산안에 대해 제안 설명을 드리게 된 것을 군민들께 매우 죄송스런 마음 뿐입니다. 또한 이번 일을 거울삼아 앞으로 다시는 일어나서도 반복돼서도 안된다는 마음을 다짐합니다”라고 밝혔다.

오전 10시 30분 예결위가 열렸다. 기획예산실장이 예산안에 대해 설명한 후, “의원들의 의견조율과 효율적인 계수조정을 위해” 임시 휴회에 들어갔다. 10시 40분, 부군수는 “의원들이 지적한 부분에 대해 충분한 설명과 해명을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했으며, 기획예산실장은 “사려깊지 못한 언행에 사과하며,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후 예결위에서는 의원들간 합의되지 않는 삭감예산안에 대해 찬반투표가 진행됐으며, 그 결과 125억(73건) 삭감예산안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오후 5시, ‘새해 본예산안 의결’을 위한 본회의가 진행됐다. 오덕상 예결위원장은 “고창군의 재정형편이 어려운 점을 감안하여, 꼭 필요한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도록 하였고, 지역의 균형발전을 이루고 나아가 군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사업에 대해서도 예산이 성립될 수 있도록 많은 고심을 하였습니다. 주요 쟁점사항으로는 석정문예회관 건립사업·풍천장어 웰빙식품센터 건립사업·귀농귀촌학교 교육장 조성사업 등은 공유재산관리계획 승인을 받지 않고, 예산편성 요구를 하는 등 행정적인 처리절차가 미흡한 점에 대해 다시한번 경종을 울리며, 추후에 이런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바랍니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박래환 의장은 삭감예산안에 대해 “이의가 없습니까”라고 물었고, 이의가 없어 만장일치로 새해 본예산이 통과됐다.

박래환 의장은 임시회를 마치며 “먼저 내년 군의 살림살이인 예산안을 제때 처리하지 못해, 많은 심려를 끼쳐드린 점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지방자치의 열매를 맺기 위한 아픔의 과정으로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군민 여러분께서 그간 의회에 보내주신 깊은 애정을 다시한번 뼈 속 깊이 되새기고, 군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의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 자리에서 약속드립니다.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이강수 군수를 비롯한 관계 공무원 여러분,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모두 반성해야 될 것은 반성하고,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번 예산안은 의회와 집행부가 어렵게 합의하여 이뤄냈기에 다시한번 성찰의 기회로 삼아, 앞으로도 상호간에 소통을 통한 원만한 합의로 군정이 효율적으로 수행돼도록 하여, 군민의 행복지수를 높이는데 역량을 다해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정례회 시 부결된 삭감예산안과 이번 임시회 시 통과된 삭감예산안의 달라진 부분은 다음과 같다. 정례회 시 부결된 삭감예산안은 본지 221호 2면을 참조하기 바란다.

●다음 예산은 지난 정례회에서는 삭감됐고 이번 임시회에서는 통과됐다 : ▲경로당 노인건강 및 여가활용 기구 보급(작년 주민생활지원과에 편성된 예산과 비교하면 예산과다이나, 살고싶은고창만들기과에서 예산이 넘어왔으므로 과다하지 않음) ▲건축사 대행 건축물 현장조사 ▲천금정 보존 정비(집행부에서 부지면적을 1천평방미터 이상으로 잘못 기입함. 실제는 매입부지는 3백평방미터로 공유재산관리계획을 받을 필요가 없음) ▲고추 수매 장려금 지원사업(황토배기유통을 거치지 않고, 집행부에서 농민에게 직접 지원하는 조건으로 승인) ▲농로 사리부설 쇄석 골재 구입(집행 계획이 설명됨) ▲양수장 유지관리비(집행 계획이 설명됨) ▲동호해수욕장 산책로 정비(군부대 협의문제 해결) ▲고창천 생태하천 유지관리(사업진행 중에 필요한 사업) ▲발전협의회 운영지원 ▲비경지정리 지역 용배수로 정비 ▲농촌마을 진입로 정비공사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주변지역 지원사업 ▲각 읍면 재해예방 및 주민불편 해소사업

●다음 예산은 지난 정례회에서는 편성됐고, 이번 임시회에서는 삭감됐다 : ▲군정 홍보 광고료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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