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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배기유통, 고창농민과의 신뢰구축에 실패했다”
시군유통회사의 발전과제~고창황토배기유통의 미래와 전망
김동훈 기자 / 입력 : 2012년 12월 19일(수)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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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시군유통회사 선정평가위원인 김영호 총무이사(고창배영농조합)를 초대해 ‘시군유통회사의 발전과제~고창황토배기유통의 미래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사내교육을 실시했다. 사내교육이었지만, 고창농민회 조성기 회장·이인구 사무국장 등도 초청해, 황토배기유통과 관련한 여러 주제를 토론하는 자리를 가졌다. 한농연은 이날 단합대회가 있어 참석하지 못했다.

지난 12월 4일(화) 본지 편집국에서 진행된 이날 교육은, 지역농업의 화두가 된 황토배기유통에 대해 현실태를 짚어보고 발전을 전망해보고자 마련됐다.

김영호 이사는 시군유통회사가 문제점으로 ▲첫째, 산지조직과의 경쟁·유통의 다단계화를 꼽았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한정돼 있고, 나름대로 유통구조가 설정돼 있는데, 시군유통회사의 출현으로 물량이 분산될 수 있으며, 산지유통조직 간의 경쟁을 부추기고, 그에 따른 혼선과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생산농민으로부터 원물을 매취 또는 수탁의 형태로 직접 확보하는 경우에는, 기존의 유통조직(농협·영농법인·산지유통인)과 경쟁관계 내지는 긴장관계가 될 수 있으며, 유통조직을 통한 원물확보는 유통단계를 하나 더 추가한 것에 불과하다는 오해의 소지도 다분히 존재한다. 게다가 기존의 산지 조직과 경쟁관계가 되는 경우, 소비지의 유통업체와 시장교섭력이 저하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생산자에게 피해가 전가되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으며, 유통단계의 추가에 따른 수수료의 증가로, 생산농가의 수취가격이 감소된다는 불만이 발생할 수 있다.

▲둘째, 불확실한 성공 가능성을 꼽았다. 1)시군유통회사는 공동마케팅조직보다 높은 수준의 매출액(설립 3년후 1천억원)을 목표하고 있지만, 이러한 매출액의 구도가 회사의 성공을 보장하는 척도가 될 수 없다. 오히려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수익이 악화되는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2)우수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가는 나름대로의 판매처를 확보하고 있어, 굳이 시군유통회사에 출하할 필요성을 못 느끼며, 정부 혹은 지자체의 지원사업 등을 고려해 최소물량만 출하할 가능성이 있다. 일반 생산농가들도 시군유통회사의 이해도나 믿음이 부족해 출하를 꺼리는 실정이다.

3)과거 지자체의 주도로 설립한 유통회사 대부분이 사업청산 되었거나 역할이 미미했다는 부정적 인식도 극복해야할 중요한 과제이다.

4)지자체의 출자비중이 제한되어 있지만, 사실상 지자체가 대주주인 공기업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대주주인 지자체의 적극적인 참여나 지원이 없으면, 회사의 발전을 기대하기 힘든 현실이며, 또한 과도하게 경영에 간섭할 여지도 있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5)자본금이 상당부분 시설 등 고정자산에 투자돼 자금흐름에 부담이 되고 있으며, 그에 따른 감가상각으로 인해 영업외적인 측면에서도 부담이 되고 있다. 판매 수익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여건이 조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김영호 이사는 ▲첫째, 농협과의 긴장관계를 해소하는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나, 그렇지 못할 경우 농협의 경쟁사업과 치열하게 경쟁하게 해서 시군유통회사의 위상을 정립해야 한다. ▲둘째, 지역 농산물의 특징을 감안한 다양한 사업모델을 개발해서, 농업인의 호구지책에 불과했던 농업을 농식품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셋째, 핵심유통시설을 농협과 공유하거나, 신규시설을 참여조직에 위임해 유통시설의 가동률을 높여야 한다. ▲넷째, 공기업 경영평가제도와 유사한 시군유통회사 평가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다섯째, 가칭 시군유통회사 지원센터를 설립해, 지역농협·시군유통회사·생산조직 간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과잉경쟁을 방지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김영호 이사는 “황토배기유통이 시설·생산에 투자하기보다는 설립목적 그대로 유통에 전념해야 한다”며 “다음 시이오(CEO)의 임기가 시작되기 전에, 농민·농협·지자체 등이 모여 시나리오 따른에 토론회가 아닌 정말 허심탄회한 토론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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