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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주년 소방의 날에 부쳐
윤병헌 기자 / 입력 : 2012년 11월 16일(금) 10:54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1963년부터 시작된 “소방의 날”이 올해로 50주년을 맞는다. 해방과 더불어 수립된 정부에서부터 불조심 강조 기간을 정하여 11월 1일에 유공자 표창, 불조심 캠페인 같은 기념행사를 실시해오다 1963년부터 내무부 주관 “소방의 날” 행사를 개최해왔다. 그러던 중 1991년 소방법을 개정하면서 119를 상징하는 11월 9일을 소방의 날로 제정하였다.

매년 11월이면 관공서, 산업체, 주유소 할 것 없이 화재예방 플래카드들이 줄줄이 걸어 날씨가 추워짐에 따라 불조심을 해야 한다고 소리쳐왔다. 지금처럼 과학기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마을마다 종을 메달아 위급한 상황을 알리고, 정부미 비축창고에는 드럼통을 잘라 소화용수를 받아놓고, 소화기, 불 털이게 등을 옆에 두고 있었다. 그리고 집집마다 부엌문에는 어린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자나 깨나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보자” 등의 표어를 분필로 써놓기도 했었고, 초등학교에서는 전교생이 한 줄로 서서 양동이의 물을 전달하여 불을 끄는 소화훈련을 하기도 했었다.

주변 환경이 변하고 과학, 기술이 발전하여 화재를 예방하고 진압하는 방법은 변했지만 아직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화재예방교육은 옛날과 비슷한 유형의 교육을 통해 화재예방의식을 심어주고 있다.

달리 생각해보면 화재예방은 말이 필요 없이 몸에 배이도록 하는 반복교육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요즘은 각종 정보매체를 통해서 싸이버상의 교육과 실습을 해볼 수 있지만 정작 급박한 상황이 되면 패닉에 빠져 훈련된 것 이외에는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화재예방은 단순한 이론에서 출발한다. 흔히 화재의 3요소를 산소, 가연물, 발화원이라고 하는데 이들이 결합하면 화재가 발생하고, 이들을 의도적으로 사전 분리시키는 것이 화재예방이다.
어찌 보면 소방관련법령과 각종 규정들은 화재예방을 위한 후자를 위한 개별적인 기술들의 다양한 집합이라고 할 수 있다.

소방의 역사는 고대 로마시대부터 거슬러 올라가지만 우리나라 역사에 기록된 소방은 조선세종 8년(1426년) 병조에 금화도감을 설치한 것이 소방조직의 시초이다. 그리고 일제강점기에 경방단이 있었고, 해방이후 미군정시절부터 오늘날의 모습과 흡사한 소방조직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6125 한국전쟁을 계기로 미국으로부터 대규모의 지원물자가 들어오면서 군용트럭과 지프를 개조한 소방차량이 확대·보급되었고, 대연각 호텔 화재를 계기로 소방장비의 국산화가 시작되었다. 소방은 90년대로 접어들어 조직과 규모면에서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KBS “긴급구조 119” 프로그램은 소방조직을 온 국민의 어떤 어려움도 해결해주는 만능 해결사로 각인시켜 놨다.

지금도 전국에는 3만8천명의 소방공무원들이 화재진압, 인명구조, 구급활동을 위해 밤낮으로 재난현장을 누비며 활동하고 있으나, 안타깝게도 재난현장에서 희생되는 소방공무원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화재, 구조, 구급현장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상황과의 전쟁이나 다름없다. 우리는 이 같은 전쟁에서 사고방지를 위해 다양한 매뉴얼 개발과 강도 높은 교육훈련을 통해 사고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해나갈 것이다.

소방은 <재난에 강한 나라, 안전한 국민>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국민과 함께하는 생활안전실천, 소방방재산업 육성 및 자율안전체계구축, 고객감동 소방서비스 강화, 과학적 재난대비 시스템 구축을 중점분야로 다양한 정책 수행을 위해 묵묵히 일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의 재난 현장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고 있는 우리소방가족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산업현장과 사업장에서 소방안전관리와 위험물안전관리를 하는 안전관리자들과 의용소방대원들과 함께 제50주년 소방의 날을 자축하고 싶다.
윤병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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