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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내 요양병원 입원중인 환자 화상사고 발생
피해자 상반신을 비롯한 얼굴까지 2~3도 화상피해 입어<br>원인 놓고 병원 측과 환자가족 측 주장 서로 달라 논란<br>CCTV 녹화기록 확보 못한 경찰 초동수사 미흡 도마위
안상현 기자 / 입력 : 2012년 08월 20일(월) 10:07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성내면에 위치한 M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던 27세의 환자 K씨가 지난 7월 27일경 가슴과 등 쪽 상반신, 그리고 얼굴 등에 2~3도 가량의 화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런데 이번 사고의 원인에 대해 요양병원 측과 피해자 가족이 서로 다르게 주장하고 있다. 요양병원 측에서는 담배를 피우던 본인의 실수에 의해 불이 몸에 붙었다고 말하고 있고, 피해자 부모 측은 타인에 의해 불이 붙었거나, 불이 아닌 다른 요인(화공약품 등)에 의해 화상을 입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먼저 M요양병원은 “사건당일 현관 입구에서 갑자기 ‘불이야’ 하는 소리가 나서 간호사가 달려가 확인해보니 K군의 환자복 윗옷에 불이 붙어있었다. 그래서 얼른 불이 붙은 윗옷을 벗기고 불을 껐다. K군은 4년 전 교통사고로 크게 다쳐, 뇌병변 1급 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휠체어에 의해 겨우 이동이 가능할 정도로 거동이 불편하다. 특히 오른팔은 거의 쓰지 못해 대부분의 생활을 왼팔로 하는데, K군이 흡연을 하기 때문에 아버지가 자주 담배를 사다주곤 했다. 당시 사건을 목격했던 환자들과 불을 직접 끈 간호사의 말을 종합해보면, 평소 흡연을 하던 K군이 병동 현관입구에 나가 담배에 불을 붙이려다가 본인 실수에 의해 환자복에 불이 붙은 것 같다. 오랫동안 우리 병원에서 요양을 하면서 몸이 좋아지던 K군이 갑작스런 화상으로 인해 아프게 되어 안타까운 마음이다. 하루 빨리 쾌유되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피해자 가족은 “사고가 발생한지 이틀정도가 지나서 보호자에게 연락했다. 이틀이면 요양병원 쪽에 유리하게 충분히 말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이라고 본다. 또 3도 화상까지 있어 치료 완료 후에는 피부이식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화상의 정도가 심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요양병원 측에서는 2도의 가벼운 화상이라며, 화상전문병원이 아닌 요양병원 자체에서 치료를 하고 있었다. 당시 아이를 데리고 방문했던 영광의 한 종합병원에서는 화상정도가 심하고, 세균까지 감염되어 있어 자기네 병원에서는 치료가 어렵다며 화상전문병원으로 가라고 할 정도였다. 이러한 상황들을 고려해봤을 때 병원 내 사고가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우려한 요양병원 측에서 사건을 축소·은폐하기 위해 보호자에 대한 연락을 늦추고, 자체적으로 치료를 진행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사고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졌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제기되는 여러 의문점들

이렇게 서로 다른 주장을 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고에 대해 몇 가지 의문점들이 제기되고 있다.

첫 번째는 요양병원 측에서 말하는 것처럼 환자복에 불이 붙어 K군이 화상을 입은 것이라면, 요양병원 측에서는 당시 불에 탔던 환자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 환자복은 불에 의한 화상이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물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병원 측에서는 불이 붙었었다고 하는 이 환자복을 보관하지 않고 있었다.

M요양병원 원장은 “당시 K군의 화상정도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을 몰랐다. 특히 이 환자의 경우 화상치료 후에도 우리병원에서 계속 요양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당시 불에 탔던 환자복을 보관해야 한다는 생각까지는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당시 K씨가 입고 있던 환자복이 담배를 피우기 위해 켰던 라이터 불에 쉽게 불이 붙고, 가슴부위에 붙었던 그 불이 순식간에 치솟아 얼굴에까지 화상을 입힐 정도로 화재에 취약한 소재냐는 것이다. 이 요양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환자복은 일반병원들에서 사용하는 환자복과 같은 면직물이었다. 이에 고창경찰서에서는 이 환자복이 불이 잘 붙는 소재인지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세번째는 가슴부위에 불이 붙어 그 불길이 얼굴에 화상을 입힐 정도였다면 눈썹과 머리카락 등도 함께 불에 그슬렸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피해자 아버지의 설명에 의하면 얼굴까지 화상을 입었는데도 불구하고 눈썹과 머리카락은 불에 그슬린 흔적이 없다고 한다. 이 때문에 피해자 가족들은 불이 아닌 다른 요인(화공약품 등)에 의한 화상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경찰 CCTV기록 놓쳐 초동수사 도마위

그렇다면 이러한 논란을 잠재우고, 보다 확실하게 당시 사건정황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취재결과 병동 1층에는 총 3대의 CCTV카메라가 병동내부의 T자형 복도를 각각 비추고 있었으며, 이 중 하나가 사고가 있었던 병동입구 현관 쪽을 녹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이 CCTV 카메라들은 지난 5월경 이곳 요양병원 신관에 있던 것을 옮겨 온 것이어서 이후 벌어진 사건당일의 모습을 담고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취재당일(8월 17일) 요양병원 측의 협조로 CCTV를 확인한 결과 8월 2일 이전의 기록은 확인할 수 없었다. 요양병원 관계자는 “저장용량이 작아 약 15일치만 저장되고, 기간이 넘으면 하루씩 지워지기 때문에 이전 기록이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찰도 이 CCTV기록은 확보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K씨 아버지가 고창경찰에 사건을 알린 것은 지난 6일경이었고, 당시 경찰관 2명이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K군의 진술을 듣는 등 요양병원을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기도 했다. 그런데 당시 사건현장을 비추는 CCTV가 없다는 요양병원 측의 설명에 CCTV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건발생일이 지난 7월 27일경이고, 녹화기록 저장기간이 15일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녹화기록이 지워지기 전에 사건의 중요한 단서가 될 수도 있는 당시의 CCTV 영상을 확인했다면, 현재의 여러 의혹들이 제기되지 않았을 것이고, 사건도 쉽게 해결될 수도 있을 것이다. 때문에 이번 사건의 경우 경찰의 초동수사 미흡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안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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