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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 이웃과 도박하다 현장 체포
봐주기식 수사 의혹…도박 현장에서 증거 확보도 안해<br>경찰 기강 해이…도박을 단속할 경찰관이 도박에 연루
김동훈 기자 / 입력 : 2012년 05월 14일(월) 16:06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112 신고를 받고 고창경찰서가 경찰관이 낀 도박 일당을 체포했으나, 봐주기식 수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작년 11월말 파출소장·면장 등이 도박을 하다 현장 검거된 바 있듯이, 도박을 단속해야 할 경찰이 도박에 계속 연루되고 있어, 고창경찰의 기강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작년에 도박으로 적발된 파출소장은 고창읍내 파출소장으로 전보됐고, 이번 도박 현장에서 체포된 경찰관은 그 부하직원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지난 5월 2일(수) 오후, 고창경찰서는 “경찰관이 낀 일당들이 상습 도박을 하고 있다”는 112 신고를 받고, 고창읍 읍내리 구사거리 인근 폐상가로 현장 출동했다. 경찰관이 연루됐다는 제보를 받았기 때문에, 수사관과 함께 (경찰서를 상시 감찰하는) 청문감사관도 출동했다.

하지만 현장 출입문은 굳게 잠겨 있었고, 그 과정에서 일당은 도박의 증거를 인멸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고창경찰서는 “이후 경찰관을 포함한 일당 4명을 현장에서 체포해, 밤 11시까지 개별 추궁했으나 도박 혐의가 없어 형사 입건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도박을 하고 있는 장면이 포착되지 않았고, 경찰관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에, (증거 확보보다는) 우선 체포해서 조사를 먼저 벌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잠긴 문을 여는 과정에서 시간을 벌은 점, 그리고 일당이 도박 현장을 깨끗이 치운 점 등을 미루어, 화투나 판돈 등 현장 확인과 증거 수집을 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단지 도박 장면을 직접 목격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현장 확보를 하지 않은 것은, 봐주기식 수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후 조사과정에서, 일당은 도박을 하지 않았다고 발뺌하다가, 이후 점수내기 화투만 쳤다고 실토했다. 경찰관은 옆에서 점수를 기록했고, 자리를 비우면 대신 화투도 쳤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여기에도 의문점은 남는다. 점수를 기록한 종이판은 어디 있냐는 것이다.

경찰관은 “놀란 마음에 점수가 기록된 종이를 찢어 양변기에 넣고 버렸다”고 진술했다. 경찰관이 자기 스스로 증거물을 인멸했다고 진술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관이 증거물을 인멸했다는 것도 큰 문제가 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도박 사건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경찰관이, 자신의 도박 혐의를 벗겨줄 수 있는 증거물, 즉 점수내기 놀이 화투를 쳤다는 것을 증명할 있는 증거물을, 놀란 마음에 버렸다고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처럼 도박 일당 중에 경찰관이 끼어있다는 신고를 받은 뒤, 고창경찰서가 도박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증거물을 확보하기 보다는, 경찰관을 포함한 일당들의 진술에만 의존한 점 등으로 보아, 이번 사건에 경찰관이 끼여있기 때문에 더 강력하게 수사해야 함에도, 경찰관이 포함됐기 때문에 봐주기식으로 안일하게 대처한 것 아니냐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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