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기사제보구독신청기사쓰기 | 원격
전체기사
커뮤니티
공지사항
자유게시판
기사제보
구독신청
광고안내
저작권문의
불편신고
제휴안내
기관,단체보도자료
 
뉴스 > 살며 생각하며 +크기 | -작게 | 이메일 | 프린트
직업정치인 뒤에 어른거리는 슬픈 걸귀(乞鬼)들
김수복 기자 / 입력 : 2012년 03월 29일(목) 10:15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김수복 (르포 작가) 

정치의 계절이 왔다. 이런 계절이면 으레 생각나는 얼굴들이 있다. 간디, 루쉰, 체 게바라, 백범 선생 등등 수많은 얼굴들이 정치라는 이름 뒤에서 어른거린다. 이들의 공통점을 들자면, 정치를 개인적인 치부나 세속적인 출세의 수단으로 악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첫손에 꼽아야 할 것이다. 정치를 개인적인 직업으로 여기지 않고, 인류 전체를 위한 봉사의 마당으로 파악했다는 점에서 우리는 그들을 진정한 정치인이라 불러주며 눈물겹게 회고한다.

정치란 누구나 알다시피 불편하게 구부러진 것을 바로잡는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때문에 진정한 정치인은 정치 자체가 직업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 따위는 꿈에서도 해보지 않는다. 직업정치라는 말도 있기는 하지만 이때의 직업은 이미 세속적인 의미에서의 그런 직업이 아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왜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등등 이런 엄중한 질문을 머릿속에 넣고 다니며 괴로워하는 그들에게 세속적으로 적당히 돈이나 벌고, 패거리 작당해서 적당히 권력이나 누리며, 그렇게 사시라고 한다면 그들은 아마 칼을 물고 엎어지겠다고 할 것이다.

진정한 정치인은 이미 닦여져 있는 길을 걷지 않는다. 금은보화 아니라 별별 것들이 보장되어 있어도 그 길을 외면하고 새로운 길을 뚫고자 한다. 그야말로 간난신고, 어렵게 어렵게 새 길을 뚫고 나면 그 길에 앉아서 영화를 누리는 게 아니라 후배들에게 넘겨주고 또 다른 새로운 길을 뚫고자 한다. 그러면 새롭게 뚫린 그 길은 어떻게 되는가.

선배들의 피눈물 나는 노고를 물려받은 후배 정치인들은 유감스럽게도 대개가 못난이들이다. 꿈에 떡 얻어먹기로 가끔 걸출한 인재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백에 아흔아홉은 정치 자체를 사유재산으로 파악하는 변종들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백범 김구 선생을 세상에서 가장 존경한다느니, 체 게바라의 정치철학을 전공했다느니, 문학적인 감수성을 정치에 접목한 루쉰의 정신으로 정치를 살맛나게 하겠다느니, 간디의 비폭력 정신으로 통합을 이루겠다느니 등등 따위 허황된 수사학으로, 유권자의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데나 열심을 팔 뿐, 진정한 정치란 대체 무엇인가 하는 고민에 이르지는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정치를 직업적으로 하는 사람을 일러 브로커라고 칭하기도 한다. 실제로 직업 정치인과 브로커의 차이는 아슬아슬하다. 면밀하게 분석하자면 아마도 다른 점보다는 같은 점이 많을 것이다. 직업 정치인과 브로커의 가장 큰 공통점은 집요하게 앞뒤 분간을 잘 못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일단 목표를 정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자기에게 불리하다 싶으면 자기가 정한 규칙마저도 과감히 무시해 버린다.

선거의 계절에 접어든 우리나라 정치판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걸신이 따로 없고 걸귀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어제까지 함께 해 온 정당에서 공천장 하나 안 주었다고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사람들, 그제까지 특정 정당의 고문 등으로 책임있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사람이 공천장 하나 안 주었다고 토라져서 탈당하고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사람들, 이렇게도 걸신들린 듯이 껄떡거리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비전 같은 것이 꿈틀거리고 있을 틈은 이미 없어 보인다.

선거의 시기에 유권자의 권리는 제법 많은 것 같지만, 따지고 보면 딱 한 가지뿐이다. 이 나라의 미래를 책임지겠다고 큰소리 쳐대는 저 사람이 지금 걸신에 들렸는가 아닌가를 따져보는 것.

김수복 기자  
- Copyrights ⓒ주간해피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백일 붉게 피어난 여름의 기억, 서현사지 배롱나무
고창 청소년, 해외에서 앞날을 보다
이재명 후보, 정읍에서 ‘농민국가’ 비전 강조…“농업은 자부
정읍시장애인복지관, 24개 지역 상점과 평생학습 협약 체결
‘민주주의의 시작’을 품은 공간, 고창 한복판에 서다
“고창갯벌, 누구나 배운다”
51만명 발길 머문 ‘고창 청보리밭 축제’ 대장정 마무리
고창군 ‘인구 5만 지키기 추진단’ 출범…민관 협력의 구심점
행정 너머 정책을 설계하다, 고창군 싱크탱크 출범
고창군, ‘고창형 긴급복지’로 사각지대 메운다
최신뉴스
고창 해리교차로 안전성 논란, 주민 “교각 철거” 요구  
[인터뷰] 이수진 도의원 “지역신문 위기, 더는 방치할  
정읍시의회 특위, 송전선로·화력발전소 현장방문  
개정된 ‘농업4법’ 논란, 고창군 현수막 정치로 번져  
정읍지황, 뿌리로부터 증명된 유산성…현장·세미나 모두 ‘  
우렁이 농법 9년…해리농협, 친환경 농업 뿌리내리다  
27억원 특교세 확보…정읍·고창 현안·재난 대응 숨통  
정읍시, 대통령 지역공약 국가계획 반영 총력  
정읍시-필리핀 나익시, 계절근로자 합동 점검  
정읍 신태인시장, 빈 점포 새 주인 찾는다  
시민 목소리 담는 ‘정읍시민소통위원회’ 재출범  
정읍 다문화작은도서관 10주년, 문화로 이어진 성장의 기  
정읍 가축시장, 염소 판로의 숨통 트였다  
웹툰으로 그린 정읍, 전국을 잇다  
다문화 청소년 위한 진로캠프 열었다  
편집규약 윤리강령 윤리강령 실천요강 광고문의 제휴문의 개인정보취급방침 찾아오시는 길 청소년보호정책 구독신청 기사제보
상호: 주간해피데이 / 사업자등록번호: 404-81-36465/ 주소: 전북 고창군 고창읍 월곡로 38번지 상원빌딩 3층 / 발행인.편집인: 박성학
mail: hdg0052@naver.com / Tel: 063- 561-0051~2 / Fax : 063-561-5563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전북 다01244 | 등록연월일: 2008. 5. 24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성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