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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 흥덕초등학교 배구부
“선배들처럼 우승 한번 해보고 싶어요”
안상현 기자 / 입력 : 2012년 03월 19일(월) 09:56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흥덕초 배구부 어린 꿈나무들이 화이팅 하고 있다. 맨 뒷줄 오른쪽 신창재 감독, 왼쪽 이소라 코치

시골초등학교 체육관 안에 쩌렁쩌렁 울리는 기운 넘치는 파이팅 소리. 높다란 코트 너머에서 힘껏 날아오는 배구공을 고사리 같은 두손으로 야무지게 받아내는 어린 배구꿈나무들. 흥덕초등학교(교장 임은규) 흥학관에서는 10여명의 어린 선수들이 매일 연습으로 구슬땀을 흘리며 배구선수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흥덕초 배구부 후원회 이광재 현 회장(사진 오른쪽)과 최종학 전 회장
# 전국 초등배구의 강자로 이름을 명성을 날렸던 ‘흥덕초 배구부’
1994년에 만들어진 흥덕초 배구부는 창단 2년(1996)만에 전국소년체전 전북대표로 출전해 준우승을 거머쥐며, 초등배구계의 샛별로 떠올랐다. 당시엔 제대로 연습할 수 있는 체육관 하나 없는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배구를 좋아하는 어린학생들의 열정과 노력으로 만들어낸 성과였기 때문에 더욱 값진 것이었다. 이를 계기로 지난 98년도에는 어린선수들의 기량향상을 위해 배구전용연습체육관인 흥학관이 준공됐으며, 99년도에는 합숙소가 신축되기도 했다.

흥덕초 배구부는 이후 도대회는 물론이고, 전국대회에서 수차례 우승·준우승 등을 거듭하며, 초등배구계의 강자로 군림하기 시작했다. 또 이곳을 거쳐 간 많은 배구꿈나무들이 재능을 키워 현역선수나 유능한 지도자로서 활약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인물들이 바로 경기대 재학 중인 송희채 선수와 배구명문고인 남성고에서 고등부를 지도하고 있는 이후상 코치다. 이들 모두 흥덕초에서 배구를 배웠으며, 유소년 국가대표를 거쳐 각자 현역선수와 지도자의 길을 걸으며, 흥덕초 배구부의 명성을 더욱 빛내고 있어 흥덕초 배구부는 항상 지역주민들의 자랑거리가 되어왔다.


   
# 흥덕초 배구부의 화려한 부활을 꿈꾸며
흥덕초 배구부는 최근 2~3년 사이, 시골학교의 특성과 운동선수에 대한 학부모들의 부정적인 인식으로 선수확보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배구부 명성도 점점 수그러지고, 지역주민들의 관심도 멀어지고 있다.

이에 다시 흥덕초 배구부의 옛 명성을 되살리기 위해 신창재 감독과 이소라 코치의 지도 아래 어린선수들이 연습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신창재 감독은 “초등학교 때의 운동은 아이들의 신체발달과 인성교육에 많은 도움을 줍니다. 특히 단체운동의 경우 협동심과 배려심, 그리고 어떤 일이든 쉽게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자신감을 갖게 하죠. 또한 담당교사의 지도아래 운동을 배우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윗사람에 대한 예절도 익히게 됩니다. 더욱이 요즘은 예전과 달리 운동을 통해 성공할 수 있는 길이 많이 있기 때문에, 자녀가 운동에 소질이 있거나 좋아하면, 운동을 시켜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전했다.

   
중학생 선배가 후배들의 연습을 지켜보고 있다.
이소라 코치는 “우리 아이들은 순수하면서 열정적이에요. 연습이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연습이 끝나도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이것저것 물어보는 모습이 너무 예쁜것 같아요. 제가 초등학교 때 흥덕초 선수들이 자기들보다 실력이 좋았던 상대팀을 꼭 이기겠다며 머리에 붉은 띠까지 매고 시합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지금 아이들도 그때 선배들처럼 한번 해보고 싶다고 할 정도에요. 아직은 선수가 많지 않고 경기경험이 많지 않다보니 아직은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기본기가 좋아 선수층이 확보되고 실전 경기경험만 쌓인다면, 곧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소라 코치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은매달 리스트로, 2006 GS칼텍스 배구단에 입단해 2009 한국도로공사 배구단에서 활동하다가 작년 12월 흥덕초 배구부 코치로 왔으며, 2005, 2006, 2010, 2011년 한국여자배구 국가대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곳 배구부를 거쳐 간 중학교 선배들도 동생 같은 후배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운동대신 공부를 선택했지만, 후배들이 연습상대가 없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시간이 날 때마다 체육관을 찾아 후배들의 연습상대가 되어주고 있다고 한다.


   
이소라 코치가 선수들에게 서브를 넣고 있다.
# 어린선수들의 든든한 후원자 ‘흥덕초 배구부 후원회’
96년도에 흥덕초 배구부가 전국소년체전에서 준우승을 하자, 지역주민들도 자체적으로 후원회를 꾸리고, 어린선수들이 시골의 열악한 여건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경제적 지원과 응원을 아끼지 않으며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기 시작했다.

처음 후원회를 결성해 초대회장을 지냈던 최종학 씨는 “경기가 있는 날이면, 일을 뒤로 미루거나 인부들에게 일을 시켜놓고, 후원회원들과 함께 응원하러 다니곤 했어요. 타 지역에 좋은 선수가 있으면, 감독과 함께 선수 스카우트을 하러 다닐 정도로 흥덕초 배구부 일에 푹 빠지기도 했었죠. 또 어린선수들의 열심히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회원들과 함께 일일찻집을 운영하면서 경제적인 지원도 했었어요. 지금은 시골학교 특성 때문에 선수수급이 어려워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고, 지역주민들의 관심도 멀어지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라고 말한다.

흥덕에서 만인회관을 운영하고 있는 이광재 현 후원회장은 “흥덕초 배구부가 다시 활성화되려면 무엇보다 운동에 대한 학부모들의 인식변화와 학교나 교육청의 지속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도 운동에 전념할 수 있고, 좋은 성과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지역주민들도 관심이 높아질 것입니다. 흥덕초 배구부는 단지 초등학교 운동부를 넘어 지역주민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게 만드는 화합의 매개체이기도 합니다. 흥덕초등학교 배구부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안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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