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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우탐방 : 박종원 마술사
“마술은 나의 즐거움, 무대에 서면 언제나 행복”
안상현 기자 / 입력 : 2011년 09월 26일(월) 13:37
공유 : 트위터페이스북미투데이요즘에

“마술이란 저한테는 ‘즐거움’입니다. 기분이 안 좋을 때도 공연을 하면 스트레스가 확 풀리죠. 힘들게 준비한 제 마술공연을 보며, 함께 호흡해주는 관객들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박종원(25) 마술사.
신기한 마술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스토리가 있는 공연으로 감동까지 전해주고 있는 그는 바로 고창출신 마술사다.

만화가에서 마술가로 꿈을 바꿔버린 친구의 동전마술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 대학 2년 때부터 두각
마술로 관객과 호흡하며 더 많은 재미와 감동을 줄 것


   
꿈을 바꿔놓은 친구의 ‘동전마술’
박종원 마술사는 어렸을 때부터 그림그리기를 좋아해 만화가를 꿈꿨다. 그랬던 그가 마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부터였다.

박종원 마술사는 “어느 날 친구가 제게 동전마술을 보여줬어요. 눈앞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동전마술이 너무도 신기했어요. 고등학교 진학 후에도 1학년 때까지 그림을 그렸지만, 머릿속엔 온통 마술에 대한 생각 뿐이었어요”라고 말한다.

그는 결국 만화가의 꿈을 접고 마술사가의 꿈을 키워나갔다. 그러나 고창 같은 군 단위 시골에서 마술을 배운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책과 인터넷을 통해 마술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혼자 연습하며 독학으로 마술을 익혀갔다. 기본기가 다져지자 인터넷 동호회(카페) 활동과 길거리 공연 등을 통해 실력을 키워나갔다.


   
언제나 든든한 후원자 '어머니'
박종원 마술사가 자신의 꿈을 키우는데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바로 어머니(이현자·52)의 반대였다.
아버지는 그가 태어난지 7개월만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젊은 나이에 일찍 혼자됐던 어머니는 누나와 자신을 힘들게 키웠다. 그것을 너무도 잘 아는 자신이, 공부로 성공하길 바라던 어머니의 기대를 저버리고, 마술사의 길을 가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러나 그는 꿈을 접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며 마술을 익혀나갔다.

마침내 그는 학교축제 때 첫 마술공연을 선보였다. 그동안 매일같이 연습해왔던 자신의 마술실력을 펼쳐 보이며 자신의 끼와 재능을 마음껏 뽐냈다.

마술사가 되는 것을 반대만 해왔던 어머니도 아들의 끼와 재능, 그리고 열정적으로 노력하는 모습과 보면서 마음을 바꾸기 시작했다. 이후론 어느 누구보다도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주었다.

박종원 마술사는 “어머니가 마술공연을 보고 나서는 ‘니가 좋아하고 열심히 하는 것을 보니까 보기 좋다. 니가 원하는 길이니까 계속 해봐라’라며 응원해줬어요. 그것이 가장 큰 힘이 됐어요”라고 말한다.


첫 출전 대회부터 우승, 국제대회에선 더욱 빛나
박종원 마술사는 고등학교(강호항공고등학교) 졸업 후엔 당시 전국에서 유일했던 전남 목포에 있는 동아 인제대학 마술학과에 입학(2006년)해 본격적으로 마술수업을 쌓아갔다.

그의 마술실력은 대학 2학년 때인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빛을 발휘되기 시작했다. 당시 처음으로 출전했던 서울 국제매직페스티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같은 해 파타야 국제마술대회에서 2위, 롯데월드마술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며, 떠오르는 젊은 마술사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후 2008년엔 MBK 국제마술대회에서 1위를, 올해 3월엔 방콕 매직 익스트라바 간자 국제마술대회에서 우승을, 6월엔 말레이시아 익스트라바 국제마술대회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올 3월과 6월에 있었던 방콕 국제마술대회와 말레이시 국제 마술대회에선 스피커와 마이크를 이용한 그의 독특한 마술이 심사위원들과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박종원 마술사는 “노래할 때 쓰는 마이크인데, 마이크 선이 연결되어 있는 상태에서 마이크가 공중부양하거나, 여러 개로 나뉘고, 손잡이가 여러 가지 색으로 바뀌는 마술이에요. 마술 아이디어도 제가 직접 짜고, 도구도 직접 만들다보니 그동안 보지 못했던 마술이라 반응이 좋은 것 같아요”라고 설명한다.


   
내 마술을 봐주는 사람들이 있어 더 행복
박종원 마술사의 열정은 공연에서 잘 드러난다. 그는 얼마 전 풍선을 칼로 터트려 비둘기가 나오게 하는 마술을 펼치다가, 공연 시작 30초만에 칼로 손등을 찔러 크게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피가 계속 흐르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공연을 중단하지 않고 10분짜리 공연을 모두 마치고 나서야 병원으로 향했다.

박종원 마술사는 “피가 계속 흐르는 상황이어서, 순간 공연을 중단할까도 생각했었지만, 제 공연을 보러온 관객들 때문에 중간에 포기할 수는 없었어요. 다친 손으로 10분짜리 마술공연을 모두 소화해 냈죠. 저의 그런 모습에 어르신들은 더 많은 박수를 보내주셨어요. 병원에 갔더니 조금만 더 깊게 찔렸으면 큰일 날 뻔 했더라구요. 상처는 컸지만, 제 마술공연을 좋아해주는 관객들이 있어서 무대에 오르는 것 자체가 행복한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재미와 감동이 있는 마술로 보답
박종원 마술사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마술은 바로 이야기가 있는 마술이다. 그래서 그는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를 자신의 마술 속에 담아내려고 한다.

박종원 마술사는 “결혼식장에서 하는 웨딩마술이 있는데 액자와 편지를 이용하는 마술이에요. 편지에는 미안해라는 글씨가 쓰여 있는데, 편지를 찢고, 마술로 다시 붙이면 사랑해라는 글씨가 나와요. 또 액자에는 남자와 여자의 흑색사진이 있는데, 마술을 걸면 한쪽엔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입은 부부가 나오고 반대쪽에는 아기사진이 들어있어요. 이별했던 연인들이 다시 만나 사랑으로 결혼해서 아기까지 낳아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마술로 담아내는 것이죠”라고 설명한다.

요즘은 또 복분자, 장어, 수박, 땅콩 등 고창농산물을 소재로 한 마술도 준비하고 있다. 고창의 이미지를 마술로 표현해보고 싶기 때문이라고 한다.

박종원 마술사는 마지막으로 “순수한 마음으로 마술을 볼 때 공연이 더욱 재미있고, 마술사도 더 완성된 공연을 보여줄 수 있어요. 마술사와 관객이 함께 호흡할 때 마술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죠”라고 말한다.
포기하지 않는 정신과 새로움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으로 자신만의 마술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박종원 마술사. 재미와 감동이 넘치는 마술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마술사가 되길 기대해본다.
안상현 기자

안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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