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히 가십시오.”
무운은 눈물을 뿌리며 집으로 돌아와서 그를 위해 수절할 것을 다짐했다.
“내 비록 육체로 그의 모든 것을 독점하지는 못했으나 그분의 고귀한 정신적 사랑을 받았으니 이 얼마나 보람된 일이리오. 이런 내가 다시 다른 사람을 대한다는 것은 나의 마음을 스스로 속이는 것이로다.”
그 후 무운은 성 진사의 그림을 모아 화첩을 만들었다. 그것을 선비들에게 보이면 누구나 절찬을 하고 화첩을 구경한 값을 후하게 주었다.그리고 성 진사가 상경한 후로 성 진사를 위해 일생을 수절하기로 결심한 무운은 몸에다 군데군데 쑥으로 뜸질을 하여 일부러 상처를 만들었다. 
그래서 어느 누가 부르든 악병이 있다고 핑계를 대고 남자를 일절 접하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후, 강계 부사가 영전되어 한양으로 올라가고 그 후임으로 새로이 이 부사가 부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