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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장 유점동 전 고창전화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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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말은 내가 하고, 내 말은 남이 한다는 말이 있을 만치, 대화의 대부분은 본인 또는 대화 상대방과는 상관없는 제3자의 이야기를 화제의 주제로 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약점이 있기 마련이고, 약점이 아니라 하더라도 숨겨두고 싶은 비밀은 누구나 있다.
호기심이 학문 쪽으로 발전되면 고무적 현상으로 자기계발에 도움이 되겠지만, 남의 사생활을 호기심의 범주에 넣어두고 궁금해 하며 그 궁금증을 풀고자 하는 것도 인간인 이상 어쩔 수 없는 속성의 발로라 여겨진다.
그러나 남의 사생활을 보고자 할 때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신뢰의 바탕 위에 가까운 사람에게 허물없이 이야기한 약점이나 비밀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졌을 때의 배심감과 분노는 크다. 더구나 들은 이야기 그대로 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상상력까지 보태져 침소봉대(針小棒大)되고, 칭찬의 영역보다는 알려지면 부끄러운 흉을 파고들어 속속들이 파헤치는 정서는 호기심을 넘어 범죄에 해당된다.
네티즌 수사대는 인터넷 댓글사이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각종 루머와 소문의 주인공을 밝혀내는데, 수사방법이며 해당자 추정 논리가 <범죄과학 수사대>를 능가 할 정도로 치밀하고 수사속도도 추종을 불허한다. 이슈가 될 만 한 뉴스가나면 뉴스속의 단서, 즉 시기, 장소, 일정, 조건, 관련자 등 다방면으로 추측하고 연구하여 불과 몇 시간 만에 주요 용의자를 발표하는 신속함을 자랑한다. 그래서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존재는 네티즌 수사대다.
NGO는 UN에서 국제연합헌장에 따라 자문기관으로 인정받은 비정규기구다. 그들은 인권, 환경, 빈곤추방, 부패방지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UN을 보조한다.
우리나라 NGO단체들은 효과의 극대화 내지는 홍보를 위해 연예인을 섭외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유명 연예인들의 영향력은 매우 커서 그들이 참여한 프로그램이 방영되거나 보도되면 후원자의 급격한 증가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연예인 중에는 스스로 참여하여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섭외된 사람들 중 일부는 연예활동의 연장선상에 있는 줄 착각하고 봉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온갖 물의를 자아낸다. 오지의 주민들과 함께하는 봉사의 참뜻은 뒷전인 채 본인이 부담해야 마땅한 경비를 해당 단체에 일임하고, 수행원을 대동해 1등석 비행기에 호텔투숙까지는 그렇다 쳐도 피자를 시켜 달라, 초밥이 먹고 싶다, 심지여 수입 생수로 몸을 씻는 몰상식한 행위를 서슴지 않는 예도 있다.
무엇보다 현지 주민들에 대한 인식이 문제다. 과시적이고 시각적 효과를 위한 사진 찍기, 카메라 앵글을 맞춰서 연출에 동원돼야 하는 주민들의 자존심은 갈 갈이 찢어질 수밖에 없다.
이들이 벌이는 추태들은 위대한(?) 네티즌 수사대에 의하여 생생하게 알려지게 되는 바, 이를 본 사람들의 생각이 향하는 곳은 어디일까? 알 권리일까, 사생활 침해일까?
검증되지 않은 소식이 가감 없이 전해지는 인터넷의 폐해를 염려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보면, 네티즌 수사대의 공과가 어떻게 평가 될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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